'유희왕 카드' 경매 갑자기 중단, 입찰가 152억까지 치솟아

순금으로 만든 한정판 '유희왕' 카드가 경매에 나왔다가 입찰 경쟁이 과열되면서 경매가 중단됐다. /사진=웨이보 캡처

순금으로 만든 한정판 '유희왕' 카드가 경매에 나왔다가 입찰 경쟁이 과열되면서 경매가 중단됐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1일 중국 법원 측 요청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 온라인 사법경매 플랫폼에 등장한 유희왕 카드의 입찰가가 8700만위안(약 152억원) 이상까지 치솟으면서 결국 경매가 중단됐다.

해당 카드는 200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유희왕'에 나오는 캐릭터가 그려진 게임 카드다. 캐릭터 별로 지닌 능력치가 달라 마니아층의 수집 품목으로 높은 가치를 자랑한다.

이번에 경매에 등장한 카드의 공식 명칭은 '푸른 눈의 백룡'(靑眼白龍)이다. 순금으로 제작된 이 카드는 지난 2019년 출시된 500장의 한정판 카드 중 하나다. 당초 원래 주인은 장위제라는 이름의 중국 공무원이었지만 그가 약 7000만위안(약 122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면서 법원에 압수됐다. 훔친 공금으로 해당 카드를 구매했기 때문이다.

순금으로 만든 한정판 '유희왕' 카드가 경매에 나왔다가 입찰 경쟁이 과열되면서 경매가 중단됐다. /사진=웨이보 캡처

그가 구입한 품목은 유희왕 카드뿐만이 아니었다. 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와 닌텐도 스위치 콘솔(컴퓨터 제어 기기), 기타 애플사와 소니사의 다른 전자 제품들도 있었다. SCMP는 이 물품들 역시 경매에 등장해 별도로 판매됐다고 전했다.


그 중에서도 유희왕 카드를 향한 반응은 유독 뜨거웠다. 1만 8000명이 넘는 경매 참가자와 200만 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온라인으로 모여들었다. 카드의 입찰가는 불과 몇 분 만에 50만위안(약 8770만원)까지 치솟았고 30분 만에 8700만위안(약 152억원)을 넘어섰다.

과열된 입찰 경쟁에 알리바바 사법경매 온라인 플랫폼에는 "이번 경매는 중단됐다"는 성명이 올라왔다. 알리바바 측은 "가격이 실제 입찰가와 과도할 정도로 차이가 나며 악의적인 입찰 행위가 의심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법원이 입찰자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한편 형사사건으로 동결된 자산에 대한 경매는 중국에선 비교적 흔한 일이다. 주로 부패 범죄에서 비롯되는 사법 경매는 일반 대중들에게 독특하고 가치있는 물품을 구매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