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식민지 된 지역언론, 분권 필요…제주언론진흥재단 설립 추진"

제16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24일 서귀포 제주해비치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실질적인 지방분권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지역언론의 역할과 활성화 방안’ 세션이 진행됐다.(제주도 제공)2021.6.24/뉴스1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중앙언론과 포털 사이트의 영향으로 약화된 지역언론의 영향력을 키워 지방분권을 추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주에서는 이를 위해 제주언론진흥재단 설립이 추진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제16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24일 서귀포 제주해비치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실질적인 지방분권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지역언론의 역할과 활성화 방안’ 세션이 진행됐다.

이날 발제자는 한국지역언론학회장인 최낙진 제주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였다. 최 교수는 ‘지방분권 의제, 지역언론이 감당하고 추동해야’를 주제로 발표했다.

최 교수는 “지역언론은 포털 포식자의 최대 피해자”라며 “포털과 중앙언론의 지배를 받는 내부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뉴스 소비를 보면 73%가 네이버, 다음 등 검색엔진 포털 사이트를 통해 기사를 본다. 반면 주요 40개국은 뉴스 웹사이트를 통해 기사를 접한다”며 “청소년들은 네이버를 언론사로 생각할 정도로 포털이 전체 뉴스 시장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그러나 포털 사이트가 지방의제를 담아내주지 않는다”며 “지역언론이 스스로 영향력과 발언권을 키워 지역공동체 미디어로서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지방분권은 중앙정부나 대통령, 국회가 알아서 해주지 않는다. 지역이 먼저 일어서 얻어야 하는 투쟁의 산물”이라며 “지역주민의 신뢰를 받는 지역언론이 고도의 의제전략을 구사한다면 지방분권의 든든한 디딤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토론자로 나선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우리나라 대표 분권모델로 자리 잡을 동안 제주 언론은 속도를 맞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견고해지는 중앙언론의 자본과 독과점의 구조, 디지털 대변화 속에서 지역언론은 경쟁력이 약해지고 수익성은 하락했다. 그 결과 경영난과 인력난을 겪으며 지역밀착형 뉴스를 생산하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고 부지사는 “지역특성을 살린 세계화, 즉 글로컬(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 저널리즘이 필요하다”며 “한정된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가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대안으로 제주언론진흥재단 설립을 제시한 고 부지사는 “언론의 공정성과 독립성, 예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써 차별화된 지역밀착형 언론 육성과 건실한 지역언론 생태계 회복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앙집중화된 언론의 권력과 예산의 지역분권을 위한 담론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중앙 중심의 관점에서 독립해 여론의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워주는 공적 개입과 사회적 협력은 당연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는 김창욱 뉴욕 중앙일보 전 사장과 아이사카 조 도쿄신문 서울특파원, 이인 제주CBS 기자, 최영두 국회의원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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