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강제로 재우다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 측 "혐의 대체로 인정"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21개월 된 여자 아이를 강제로 재우다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린이집 원장이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원장 A씨(53)는 24일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헌행)가 속행한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대부분 인정하는 취지"라고 했다. A씨와 함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친동생 B씨(48) 역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지난 3월 30일 대전시 중구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다니던 21개월 된 여아를 강제로 재우기 위해 아이의 몸 위에 자신의 팔과 다리를 올리고 수분간 압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과 관련해 피해자 측 변호사는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판 직후 피해자 측 변호사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피고인들이 당시 재우는 행위를 하다가 그랬다는 방증"이라며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됐다면 피고인이 이렇게 쉽게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얼굴을 바닥에 둔 채 마치 기절시키듯 해 산소 공급이 차단됐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에 앞서 피고인 측은 공판기일 변경을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 달 15일 오전 11시 두 번째 재판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