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이트' 죽기 살기로 뛰었다만…답답한 스릴러 [N리뷰]

'미드나이트' 스틸컷/CJ CGV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들이 '죽기 살기로' 뛰며 완성한 긴박감 넘치는 추격신에 비해 억지로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스릴러의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영화 '미드나이트'(감독 권오승)다.

오는 30일 극장과 티빙에 동시 공개되는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 분)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 부)의 새로운 타깃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극강의 음소거 추격 스릴러다.


영화는 연쇄살인범 도식의 잔혹한 살인에서 시작된다. 두 얼굴을 이용해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도식은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어두운 재개발 예정지로 향한다. 청각장애인인 경미는 회사에서 청각장애인을 상대로 하는 콜센터에서 일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경미는 직접 회식에도 참여해 거래처 남직원들의 성희롱적 발언에 수어로 욕을 날리기도 한다.

경미는 엄마(길해연 분)와 귀가하던 중 우연히 자신의 앞에 날아오는 흰 구두를 보고 조심스레 다가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 소정(김혜윤 분)을 목격한다. 소정은 도식에게 당한 피해자로, 이로 인해 경미도 도식의 표적이 된다. 가까스로 도식에게서 벗어난 경미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소리를 듣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도식은 소정의 동생인 척 위장하고 나타나 경미와 엄마를 돕는 척하며 경찰서로 간다. 동시에 연락이 끊긴 동생 소정을 찾기 위해 오빠인 종탁(박훈 분)이 경찰서로 왔고, 경찰이 자리를 비운 사이 도식이 범인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경찰은 종탁을 오해하고 도식을 보내버린다.

경미와 도식의 추격전만큼은 숨 막힐듯 긴박하다. 스크린 상으로 느껴질 정도로 압도적인 속도로 달려오는 도식의 모습은 공포감을 안길 만하다. 여기서 빠져나가기 위한 경미의 도망치는 모습 역시 긴장감을 더하기에 충분하다. 한밤중에 펼쳐지는 두 사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카메라에도 충분히 담아냈다.


추격전은 빠른데 이야기는 답답하게 흘러간다. 경미가 수차례 위기에서 벗어나는데 반복된 모습이 이어지다 보니 답답하다. 경찰의 안일한 수사 방식, 시민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 등은 다소 황당하다. 약자를 도와주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반영하기보다는 오로지 추격전을 이어가기 위한 전개가 점차 영화의 설득력을 떨어뜨리는 모양새로 전락한다. 추격전 자체는 긴박한데, 스토리와 어우러지지 않으니 답답하다.

배우들은 열연으로 극을 완성해냈다. 청각장애인 역을 위해 수어는 물론 필담과 구화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한 진기주의 노력이 돋보인다. 겁에 질렸지만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절박함도 표정으로 그려내 공감대를 높인다. 위하준도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범의 얼굴을 잘 그려냈고, 증량을 통해 무게감 있는 액션신을 완성한 박훈의 연기 변신도 눈에 띈다.

감독은 목소리를 듣지 않는 사회를 역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연쇄살인범에게 쫓겨도 도움을 받기 어려운 청각장애인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겨 담았다고 설명한다. 이에 가장 약한 존재로 등장한 경미의 따뜻함을 통해 약한 자가 가진 힘을 보여준다. 메시지는 확고하지만 탄탄한 전개는 다소 아쉽다. 30일 공개. 러닝타임 1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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