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과일보 폐간' 공로? 담당 장관, 홍콩 2인자 오른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4일 홍콩의 한 매대에서 한 남성이 빈과일보를 구입하고 있다./사진=AFP

홍콩의 반중 매체 빈과일보 폐간을 주도한 존 리 보안장관이 홍콩 정부 2인자 자리를 꿰차게 됐다. 홍콩에서 반중 세력에 대한 단속이 더 강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블룸버그는 25일 중국 관영매체 신화일보를 인용, 존 리 장관이 매튜 청을 밀어내고 홍콩 정무부총리로 승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무부총리는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뒤를 잇는 2인자 자리다. 크리스 탕 홍콩 경무처장은 존 리 보안장관의 자리를 물려받는다.

홍콩의 주요 인사는 홍콩 정부의 권고에 따라 이뤄지지만 최종 결정은 중국 정부가 한다. 블룸버그는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 장기 계획의 중심에는 반대파에 대한 단속이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존 리 장관과 크리스 탕 처장은 빈과일보 폐간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둘 모두 지난해 캐리 람 행정장관과 함께 홍콩의 정치적 자유 억압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행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바 있다.

특히 존 리 장관은 홍콩보안법의 강력한 옹호자로 홍콩보안법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홍콩 경찰이 지난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빈과일보 고위 관계자들을 체포한 뒤에는 홍콩 주민들에게 "이들과 거리를 두지 않으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의류업체 '지오다노'의 창업자인 지미 라이가 1995년 창간한 빈과일보는 지난해 홍콩보안법 통과 후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24일자 신문 발행을 끝으로 폐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빈과일보 폐지를 두고 "홍콩과 세계 언론에 슬픈 날"이라면서 중국을 향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억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