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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건너고 투약 위해 딜러 됐다…한국은 '마약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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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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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마약 리포트]④투약할수록 더 강력한 마약 찾아
"트위터만 검색해도 구매"…악순환 고리 끊을 방법 없나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이승환 기자[편집자주]경찰의 대대적 단속에도 마약류 범죄가 여전히 활개 치고 있다. <뉴스1>은 마약 회복자와 상담가, 수사관,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재활센터, 병원 등을 취재해 그 원인과 해법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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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 사이에 숨겨진 필로폰(인천본부세관 제공)2021.4.12/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이승환 기자 = 마약을 하면 할수록 더 센 약물을 찾는다. 수사관들은 이를 '징검다리 현상'이라고 부른다. 징검다리를 건너듯 강력한 마약을 찾다 보면 어느 새 너무 먼 곳에 와 있다.

투약에 그치지 않고 판매를 하며 마약 퍼트리기에 이른다는 것이다. "판매상만 아니었다면 마약을 시작할 일이 없었다"는 사범도 있다.

◇대마초→코카인→필로폰 '징검다리'

임철한씨(25·가명)는 호주에서 유학하던 2016년 처음으로 마약을 경험했다. 호주 한인 클럽에서 지인들과 함께 대마초를 흡입하다가 이후 코카인에 빠져들었다.

대마초는 마약 투약자들 사이에서 '게이트웨이'(관문)로 불린다. 중독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마초를 통해 마약에 입문한 뒤 코카인을 흡입하는 '징검다리 사례'가 많다. 코카인은 유엔 마약위원회가 정한 고위험 마약류다.

"유학 1년 만에 귀국한 한국이 더는 마약 청정국이라 할 수 없었어요. 트위터만 검색해도 마약을 구할 수 있는데 무슨 청정국입니까? 오히려 저는 '실크로드'처럼 느껴졌습니다."

22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약물중독재활센터 '경기도 다르크'에서 만난 임씨는 이렇게 말했다. 단정한 차림의 그는 "호주에서 귀국한 후 트위터로 마약 구매를 시도하다가 딜러(판매상)를 만났다"고 했다.

"'함께 장사하고 싶다'고 했더니 딜러는 예상외로 제안을 쉽게 받아들였어요. '오른손 왼손' '맞던지기' 등 고전 거래 방식을 그에게 배워 1년10개월간 함께 투약하고 판매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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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법망을 피했지만 중독은 피할 수 없었다. 임씨는 이미 필로폰에 중독된 상태였다. 필로폰은 '마약 끝판왕'으로 불리는 헤로인에 준하는 최악의 마약이다.

환각·환시·환청, 피해망상, 간지럼증 등이 필로폰의 부작용이다. 호텔 창문이 순간 쇠창살처럼 보여 자신이 갇혀 있다고 착각해 도망쳐 나온 필로폰 중독자도 있다.

임씨는 '경기도 다르크'에서 마약 중독을 견디며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공부 꽤나 잘했는데" 마약으로 바뀐 인생

마약중독 전문병원 인천참사랑 병원에서 회복자를 상담하는 최진묵씨(46)는 "23년간 엑스터시와 코카인, LSD, 필로폰 등 한국에 있는 거의 모든 마약을 해봤다"고 했다.

인천에 살던 그는 17살 때 '동네 형들'과 어울리다가 대마초를 배웠다. 대마초 정도는 쉽게 끊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대마초가 어느 순간 제게 와 있었어요. 환경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중독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거지요."

대마초 흡입 혐의로 구속된 그는 감옥에서 새로운 '형·동생'을 알게 된다. 판매, 투약, 밀반입 등 온갖 종류의 사범이 모여 있었다.

"저는 인천에서만 마약하던 사람인데 부산의 누구, 대구의 누구 등 전국구 '마약 인맥'을 갖게 된 거죠. 출소 후 그들과 연락하며 필로폰을 배웠어요."

최씨도 임씨처럼 투약도 하고 판매도 했다. 최씨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약을 하기 위해서 마약을 팔기 시작했다"며 "그렇게 팔다 보니 교도소를 총 7차례 다녀왔다"고 했다.

이 악순환은 대체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인천 참사랑 병원에서 마약 중독 상담가로 활동중인 최진묵씨가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 참사랑 병원은 마약중독 전문 병원이다. 2021.5.20/뉴스1 &copy;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 참사랑 병원에서 마약 중독 상담가로 활동중인 최진묵씨가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 참사랑 병원은 마약중독 전문 병원이다. 2021.5.20/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제 머리가 아물기 전, 그러니까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전 제 주위에는 약을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기자님의 어린 시절엔 그런 사람이 주변에 거의 없었던 거죠. 마약하는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의 인생은 그렇게 결정됩니다."

마약을 끊고 이제 '제2의 인생'을 사는 최씨는 "마약을 '돈 주고 천국 가는 길'이라고 하지만 약에서 깨면 지옥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를 만난 날 '중독성이 헤로인의 100배'라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패치를 투약한 고등학생 41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는 뉴스가 이어졌다. "고등학생 때 전교생이 알 정도로 공부를 꽤 잘 했다"는 최씨의 말이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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