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5도 열돔에 갇힌 캐나다…살인 폭염에 '60명 돌연사'

사진=AFP

살인적인 폭염이 캐나다, 미국 오리건주, 워싱턴주 등 북미 서부 지역을 강타했다. 사망자가 속출했고 열사병 환자들은 병원으로 몰려들었다.


29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폭염으로 오리건주 포틀랜드 기온은 29일 섭씨 46.6도를 기록, 사흘 연속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워싱턴주 시애틀 기온도 42.2도까지 치솟았다. 이에 아마존은 시애틀 본사 일부를 약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공 냉방 센터로 바꾸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기록적인 더위는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캐나다 남부도 덮쳤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리턴의 기온은 29일 오후 섭씨 49.5도까지 치솟으며 사흘 연속 캐나다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평소 매년 이맘때보다 25도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CNN은 전했다. 캐나다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앨버타주, 유콘주, 매니토바주, 서스캐처원주 등에 "위협적인 장기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경보를 발령했다.

사망자와 환자도 쏟아지고 있다. 캐나다 서부에선 60명 넘는 돌연사가 보고됐다. 캐나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극심한 더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특히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는 폭염에 더욱 취약한 만큼 더 많은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고 캐나다 경찰은 말했다.

미국 워싱턴주에서도 지난 주말에만 최소 676명이 열사병으로 응급실을 찾았고 81명이 입원했다. 시애틀이 포함된 킹카운티에서는 주말 새 130명 넘게 응급실을 방문했고 9명이 입원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케이트 웨인버거 환경 유행병 전문가는 "열은 심장과 폐 질환 같은 다른 만성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열은 열사병 외에도 사망자 증가에 영향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살인적인 폭염은 이른바 열돔이 북미 서부 지역을 에워싸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열돔이란 대기권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돔(반구형 지분)처럼 뜨거운 공기를 대지에 가둬두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기후 위기의 분명한 신호라면서 앞으로 더 자주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마이클 맨 기후 과학자는 "기후 변화가 폭염을 더 강력하고 빈번하게 만든다"면서 "지구가 뜨거워지면 극단적 폭염도 더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