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권 주자 첫 '주식 좌담회'..."韓 증시 추가 상승"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중산층 경제의 징검다리, 주식시장 발전을 위한 좌담회'에 참석했다. /사진=강민수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여야 주자 중 처음으로 주식시장 현장 의견 청취에 나섰다. 금융투자가 국민들의 주요 재산 증식 수단으로 급부상한 만큼 전문가와 투자자의 의견을 가감없이 파악하고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좌담회는 이 전 대표가 다음 주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 마지막 공식 행사다.

이 전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홍성국 의원이 주최한 '중산층 경제의 징검다리, 주식시장 발전을 위한 좌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했다.


그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보면 한국 산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보인다"며 "주식시장이 더욱 활발해져 중산층이 건전하게 재산을 형성하고 청년들은 새로운 미래를 얻고 기업들은 자금을 받아 투명 경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저나 아내나 주식투자를 해본 적은 없다"면서도 "첫 직장이 한국투자신탁 국제과"라며 주식시장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전문가들과의 대담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시장 소외)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0~45% 증가하고 있는데 주가 상승은 이에 못 미친다"며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이사회 투명성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투자 환경 마련 △청소년기 경제 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나라 아직도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이머징 지수에 포함돼 있다는 점은 (무언가) 잘못 됐다"며 "한국 증시가 이머징 지수를 졸업하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유럽처럼 아동 수당을 중고등학생에게 직접 전달해 작은 경제 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장기 투자에 대한 지원책이 도입돼야 하고 부동산 시장도 덜 매력적이어야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MSCI 선진국 지수로 이동하면 장기 투자 하는 양질의 자금이 약 30조원 유입될 수 있다"면서도 MSCI가 선진국 지수 편입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24시간 운영되는 역외환율시장 개설 등은 기업과 교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 투자와 관련해서는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특정 상품이 아니라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와 같은 계좌에 세제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며 "투자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국회에 발의돼 있는 디폴트 옵션이 특유의 조심성 때문에 진척이 안되고 있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연금자금이) 산업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고, 퇴직자들의 안정적인 수익도 보장해줄 수 있지 않나"고 의견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연금 소득 과세 문제도 지적했다. 개인연금저축, IRP(개인형 퇴직연금) 등을 납입할 때는 세액공제를 받는데 추후 연금을 수령할 때는 연 1200만원까지만 비과세가 된다. 홍 의원은 "이 전 대표님은 월 100만원을 비과세 하는 것은 너무 작지 않나. 이를 올리자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ESG 확산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정보가 얼마나 정확하게 확보되느냐"라며 "지배구조 정보는 한국거래소에, 환경은 환경부에 사회는 고용노동부에 있는 셈인데 이를 통합하고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기금이 ESG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장기 투자 유도도 보다 활발 했으면 한다"며 "국민연금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게 제한돼 있고 30대 대기업에 편중돼 있는 데 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좀더 열면 어떨까"하고 제의했다.

이어 "국내 광산업체들이 미국 자산운용사로부터 ESG 압력을 받고 사업을 분리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전문가가 운용하면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의무상환기관 및 대차잔고비율을 개인과 동일하게 하는 등의 공매도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공매도는 어느정도 제도 개선이 이뤄졌고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공모주 청약도 개인비중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중소기업은 대부분 분석하기 어렵다"며 "분석 자료가 없는 기업의 변동성은 있는 기업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청년 세대가 종잣돈이 없다보니 주식시장, 주택시장 접근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우려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청년 세대가 주식투자를 통해서 집을 살만큼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펀드, 청약자격을 마련할 수 있는 펀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현재도 비슷한 제도가 있지만 가입조건이나 급여액을 넓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주식은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긴 하지만,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가 2년 연속 떨어진 적이 없다"며 "주식으로 저축하는 적립식투자(를 독려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정책적으로) 구체화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 선임 연구원은 "세금을 안 내는 소득분위 분들에게는 투자 매칭을 해주면 어떨까"라며 "어떤 계좌에 30만원을 투자하게 되면 15만원을 매칭해주는 식"이라고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민감한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청년에게 희망을 드리고 기업에게 투명한 자금 조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유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