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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게티에도…'가짜 고기' 이미 먹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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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재용 기자
  • 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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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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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ESG의 총아' 대체육이 뜬다 (上)

[편집자주] 환경과 사회적 책임에 동시에 기여하는 고기가 있다. 바로 '대체육'이다. 가축 소비가 없어 탄소 배출이 적고, 도축이 없으니 동물권도 보장한다.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열풍 속에 대체육이 주목받는 이유다. 채식주의 바람을 타고 급부상하고 있는 대체육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짜파게티 먹을 때 씹었던 그 고기, 사실 고기가 아니었다


대체육을 사용해 만든 햄버거/사진=안재용 기자
대체육을 사용해 만든 햄버거/사진=안재용 기자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유명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L사 매장. '미라클 버거'라는 이름이 붙은 대체육 햄버거를 주문했다. 소스 맛이 꽤 진하게 나는 버거였다. 크게 한 입 베어 물었을 땐 고기 패티인지 대체육 패티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패티만 따로 먹어보니 일반 고기보다 육즙이 약간 부족하고 바삭거리는 느낌이었다. 함께 햄버거 가게를 찾은 A씨는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먹을 만하다"라며 "햄버거를 끊었던 채식주의자라면 종종 찾을 것 같다"고 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트렌드가 됐다. 앞으로 30년 내엔 탄소중립이란 숙제를 달성해야 한다. 가축 사육 중심의 육류 생산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는 이루기 어려운 목표다.

12일 유엔(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가 인간의 육류 소비를 위해 사육되는 가축들에게서 나온다. 소 등 초식동물들이 먹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메탄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짜파게티에도…'가짜 고기' 이미 먹고 있었네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많은 이들이 채식주의자로 돌아서고 있다. 도축에 대한 혐오감과 동물권 보호운동도 한몫했다. 코로나19(COVID-19)를 계기로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하지만 인간이 수백만년 동안 간직해온 육식에 대한 욕망을 이겨내긴 쉬운 일이 아니다. 그에 대한 해법이 바로 대체육이다. 가축을 잡지 않고도 고기 맛을 즐기는 방법이다.

앞으로 대체육이 전통적 육류를 대체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AT커니는 2040년까지 대체육 및 배양육이 전체 육류시장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대체육 업체 비욘드미트의 주가가 상장 후 2년 사이 공모가 대비 5배나 급등한 것이 대체육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보여준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대체 단백질 식품 트렌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식물성 대체육 판매액은 2018년 8억1100만달러(약 9300억원)에서 지난해 14억달러로 연평균 31%씩 성장했다.

◇ESG 대표 산업으로 떠오른 대체육

짜파게티에도…'가짜 고기' 이미 먹고 있었네
대체육이란 콩·해조류 등 식물성 단백질을 소·돼지고기 맛과 식감을 내도록 가공한 식재료를 말한다. 최근에는 소·돼지의 세포를 배양해 인공적으로 고기를 만드는 배양 대체육까지 출시되고 있다.

대체육 시장 확대는 ESG와 관계가 깊다. 기후변화와 동물복지에 기여하는 것 외에도 육고기 가공 과정에서 이뤄지는 제3세계 강제노동을 줄인다는 의미도 있다.

사회·환경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는 착한 기업들에게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자'들은 미래 성장성 관점에서도 대체육 산업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5월 공모가 25달러로 나스닥에 상장한 비욘드미트 주가는 현재 140달러 선으로 약 5배 뛰어올랐다.

오범택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센터장은 "대체육은 기업들 입장에서 ESG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라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소비자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측면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짜파게티 고기도 사실은 대체육…농심·CJ·포스코인터도 뛴다

짜파게티에도…'가짜 고기' 이미 먹고 있었네

정체된 식품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로 대체육이 부상하자 국내 식품업계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농심은 지난 1월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하고 대체육과 즉석 편의식, 만두 등 31개 제품을 내놨다. 농심그룹 계열사 태경농산이 독자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것이다. 떡갈비, 너비아니와 같은 전통한식부터 카레, 사골맛 분말 등 양념까지 다양하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오래 전부터 짜파게티에 사용된 콩고기 등 대체육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원천기술을 발전시켜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체육은 비건 등 채식주의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소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질병 때문에 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CJ제일제당도 대체육 관련 기술을 연구하며 상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아직 대체육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지는 않았으나 인력 등 상당한 자원을 투자해 시장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직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시장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풀무원은 대두단백(콩고기)을 활용한 반찬과 소스 등을 내놨다. 신제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동원F&B는 지난 2019년 비욘드미트와 독점공급계약을 맺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푸드테크 기업 HN노바텍, 지구인컴퍼니와 MOU(업무협약)을 맺고 대체육 글로벌 마케팅과 제품개발 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






"아직은 콩고기 수준"...외국보다 5년 뒤떨어진 한국의 대체육



임파서블 버거. 햄버거 패티 (출처, 임파서블푸드 트위터)
임파서블 버거. 햄버거 패티 (출처, 임파서블푸드 트위터)

"해외는 고기와 유사하지만, 한국은 콩고기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내놓은 '대체식품 현황과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식물성고기(대체육)과 관련한 한국의 기술 수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해외에는 '임파서블푸드', '비욘드미트'와 같은 선도기업이 있고 관련 투자도 활발하지만, 한국은 주로 영세업체가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벤처투자도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대체육을 포함한 대체식품 전반에 대해선 "국내 기술 수준은 해외에 비해 4~5년 늦은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최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원천기술 특허 출원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분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체육 등 대체식품과 관련한 한국의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기업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 지원하면 가시적인 성과 창출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환경, 동물복지, 기후변화 등 이슈와 맞물려 대체식품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정부는 지난 2019년 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식품산업 활력 제고대책'을 통해 △맞춤형·특수식품(대체식품, 메디푸드, 고령친화식품, 펫푸드) △기능성식품 △간편식품 △친환경식품 △수출식품을 5대 유망분야로 선정하고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5대 식품산업의 국내 산업 규모는 2018년 기준 12조4400억원인데 이를 2022년 16조9600억원, 2030년 24조8500억원으로 키우고 같은 기간 일자리를 각각 7만4700개, 11만5800개 창출한다는 목표다.

이런 청사진을 바탕으로 정부는 대체식품 관련 연구개발(R&D) 지원, 제도개선, 세제 혜택 등으로 관련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R&D의 경우 지난해 말 대체식품 개발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 이를 기초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 분야 R&D 예산을 지난해 172억원에서 올해 313억원으로 82% 늘렸다. 올해 R&D 사업 중 신규가 187억원인데, 이 가운데 37억5000만원이 대체식품 분야에 투입된다.

농림부는 앞으로 추진할 대표적인 대체식품 R&D 사업으로 △식물 기반 대체식품 산업화를 위한 단백질 및 첨가 소재 개발과 최적 배합 및 조직화 기술 개발 △배양육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가축 유래 세포 확립 및 대량배양 기술과 배양액·세포지지체 등 연관 소재 개발 △단백질 원천 확대를 위한 곤충식품·부산물 등의 활용 기술 개발 등을 꼽았다. 올해의 경우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신규 과제를 추진 중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현재 대체식품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단가보다는 기술력"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R&D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체식품에 대한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최대 4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신성장·원천기술 R&D 비용 세액공제 대상에 식물성 대체식품 관련 기술을 지난해 추가했다. 향후에도 유망한 대체식품 관련 기술을 꾸준히 발굴해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목표다. 이밖에 대체식품 관련 제조공정·안전성 가이드라인 마련, 대체식품 기업 대상 민간투자 촉진을 위한 제도적 장치 도입 등에도 노력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대체식품 시장이 커지는데 발맞춰 국내 스타트업 등 여러 식품기업이 연구·생산에 뛰어들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경쟁력 확보,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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