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강남 재건축 단지들...압구정·은마 등 28곳 연합회 결성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강남구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재건축 단지들이 공동행동을 위한 단체를 결성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 이후로도 공약과 달리 재건축이 사실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재건축 정상화와 관련해 공동된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소재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28개 재건축 조합 및 추진위원회, 준비위원회 등 단체들은 최근 '강남구 정비사업 연합회'를 발족했다.

연합회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개포우성아파트, 은마아파트 등 단지들이 참여했으며 안중근 압구정 3구역 재건축조합장이 연합회장을 맡았다.

연합회는 재건축 사업이 진척 없이 가로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결성됐다. 향후 재건축 관련 이슈에 있어 공동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강남구청 및 서울시에 입장을 전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오 시장이 후보 시절 공약과 달리 공급확대를 통한 문제해결을 외면한 채, 재건축에 제동을 걸고 있다"며 "우리의 의견을 타진하는데 있어서 개별 단지로는 한계를 느껴 연합회를 발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논의를 거쳐 서울시에 공동으로 입장을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재건축 밑작업 착실히 진행 중...도시정비법 개정되는 9월 이후 속도 날 것"이들 단지들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 기조로 지난 수년간 재건축이 사실상 가로막혀 왔다. 오 시장이 '스피드 재건축'을 내걸고 시장에 취임했지만 이후로도 집값 상승이 이어지며 시장 자극 우려 등으로 적극적인 공급확대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순균 강남구청장도 지난달 오 시장을 면담하고 압구정·은마 아파트의 지구단위계획 지정과 35층 층고제한 완화 등 재건축을 조속히 추진해달라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한편 서울시 측은 재건축을 위한 밑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최근 잠실5단지, 압구정, 여의도, 은마 등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 18곳의 주민대표들과 간담회를 일정별로 진행해오고 있다.

재건축의 조속한 정상화와 35층 층수제한 폐지, 한강변 층수 기준 완화 등에 대한 주민의견을 수렴해 면밀히 검토하고, 지구단위계획 수립 등도 협의 및 사전작업을 충분히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집값 급등 등 시장의 우려가 남아있는만큼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및 각종 인허가를 위해서는 논의와 협의 등 사전작업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고 그런 것들을 면밀히 진행 중"이라며 "오는 9월 조합원 지위양도제한과 관련한 제도적 장비도 마련이 되고 나면 더욱 본격적으로 행정절차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