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공식 이의제기 나선 '경총', 불만터진 4가지 이유는?

(서울=뉴스1) 이지원 디자이너

"지속되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어떻게든 버텨내고자 하는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고, 취약계층 근로자들의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12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전년대비 5.04% 오른 9160원으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이같은 우려를 나타낸 뒤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정부(고용노동부)에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15일 밝혔다.

경총은 이의 제기에 나선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률 산출 근거에 대한 문제점 △법에 예시된 4개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맞지 않은 과도한 인상 △최저임금 지불주체인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 미반영 △사업 종류별로 구분하지 않은 결정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놓은 '경제성장률(4.0%)+소비자물가상승률(1.8%)-취업자증가율(0.7%)'이란 산출근거는 현 시점에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8720원)도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됐던 2020년 경제성장률(-0.9%)+소비자물가상승률(0.5%)-취업자증가율(-0.8%)을 고려할 경우 전년 대비 0.4% 오르는데 그쳤어야 하지만 실제론 1.5% 인상됐다는 설명이다.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2018~2022년)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2017~2021년)간 누적 기준 경제성장률 11.9%, 소비자물가상승률 6.3%, 취업자증가율 2.6%를 고려해 15.6% 인상됐어야 하지만 그간 최저임금은 41.6% 올라 경제 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상승했다는 게 경총의 주장이다.


생계비와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 등 최저임금법에 예시된 4개 결정기준도 이를 뒷받침한다. 경총은 유사근로자 임금과 소득분배를 나타내는 중위수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적정수준의 상한선이라 할 수 있는 60%를 이미 초과한데다 생계비 측면에서도 최저임금의 정책대상이 되는 저임금 비혼 단신근로자의 생계비를 이미 넘어섰고 노동생산성도 낮아 인상요인을 찾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내년 최저임금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 최저임금은 시급 1만1000원(주 15시간 이상 근로자)에 달해 이를 감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고율 인상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전체 임금근로자 중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은 15.6%로 역대 2번째를 기록했고, 특히 소상공인이 밀집된 도소매·숙박음식 업종과 소규모 기업에서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게 나타났다.

경총은 아울러 기업의 지불능력과 근로조건, 생산성 등 업종별 차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일괄적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업종간 최저임금 미만율 편차(2020년 기준)가 40.4%포인트(숙박음식업 42.6% vs 정보통신업 2.2%)인 심각한 상황이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최저임금은 근로자를 고용하는 모든 사용자가 지켜야 하는 강행규정이기 때문에 지불능력이 취약한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이반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앞으로 최저임금안이 고시된 이후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고용부에 이의제기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