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고평가 논란…"은행업 한계 인식해야"

/자료=유안타증권

이달 말 공모청약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카카오뱅크의 본질인 은행업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5일 유안타증권은 '플랫폼이기 전에 은행이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 공모가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영업 방식의 차이일 뿐 은행이라는 사업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3000~3만9000원이다.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 국내 4대 금융지주 대비 7~12배 높은 수준이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이는 곧 국내 은행들과 차별화되는 비은행 서비스로 확장이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결국 카카오뱅크의 장기적인 가치도 일반 은행과 같이 ROE(자기자본수익률)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IPO(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금액으로 확대할 수 있는 대출을 고려해도 ROE는 10%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국내 4대 은행 평균 수준이다.


비교회사 선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공모가 산정에 사용한 비교회사 4곳 중 그나마 사업의 유사성이 가장 높은 회사는 러시아 TCS그룹 홀딩"이라며 "TCS그룹 홀딩과 비교해도 ROE가 현저하게 떨어져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적정 비교회사로 KB금융 (69,300원 ▲400 +0.58%), 신한지주 (43,500원 ▲200 +0.46%), 하나금융지주 (56,600원 ▲100 +0.18%), 우리금융지주 (14,020원 ▼100 -0.71%) 등 국내 4대 금융지주를 제안했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이라며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결국 은행업으로 도달할 수 있는 ROE는 타 은행과 마찬가지로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신 점유율에 대한 실망과 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ROE 하락은 카카오뱅크 향후 투자에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국민은행 수준의 여신 점유율을 보유하려면 자본이 15조원까지 성장해야 한다"며 "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ROE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