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기후변화 대응 금융지원…올해 성장률 전망 0.2%p 하향

일본은행/사진=로이터

일본은행(BOJ)이 16일 마친 통화정책회의에서 팬데믹 대응을 위한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낮추고 내년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BOJ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 제도 틀도 공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BOJ는 이날 이틀간의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코로나19 재난에 대응 한 대규모 금융 완화책의 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단기금리 목표를 마이너스(-) 0.1%로 동결했고, 장기 금리의 지표가 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0% 수준으로 유도하기 위한 장단기 금리 조작(수익률곡선 제어) 유지를 결정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필요에 따라 매입하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 규모도 연 12조엔 한도로 유지했다.

아울러 BOJ는 이번 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 지원을 위한 새로운 제도 윤곽을 공개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투자나 대출을 다루는 은행에 금리 0%로 BOJ가 엔화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대출 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이나, 횟수 제한 없이 연장이 가능해 실질적인 장기 투자가 가능하게 했다.

이 제도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기후변화 대응 관련 대출을 하는 금융기관이 BOJ 당좌계정에 예치하는 돈에 대해 금리가 0 %가 되는 부분을 늘리기로 했다. BOJ는 당좌계정 일부에 마이너스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의 보조금 격인 가산금리 제공 조치는 보류했다.

또 BOJ가 그린본드와 지속가능성 채권에 투자하고, 탈(脫) 탄소로 전환하는 과정에 필요한 설비투자 자금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공개된 기후대응 정책틀에 기반한 정책들은 올해 적용을 시작해 2030년 회계연도까지 지속된다.


이와 함께 BOJ는 이날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 방침'을 발표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금융 기관과 연계해 대형 금융 기관을 대상으로 한 '공통 시나리오 분석'을 시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후 변화가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일정한 시나리오 하에서 금융 기관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밖에 BOJ가 보유한 외환 보유액 등의 외화 자산운용도 검토하고 외화 그린 국채 구매 등을 추진한다.

분기마다 발표하는 2021년(2021년 4월~2022년 3월) 성장률 전망(정책위원 전망의 중간값)은 3.8 %로 제시했다. 지난 4월 4.0% 대비 낮아진 전망이다. 지난분기(4~6월) 여러 대도시 등에 비상사태 선언이 반복되고, 도쿄도에서는 이번달 4번째 비상사태 선언이 발령되며 음식 · 숙박 등 서비스업 수요 회복이 지연된 영향이다.

그러나 내년 회계연도 경제성장률은 2.4%에서 2.7%로 상향조정했다. 백신 접종 가속화가 소비를 늘릴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BOJ는 "일본 경제는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팬데믹의 영향이 백신 접종 진전에 의해 전반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러나 전망은 국내외 경제가 팬데믹의 전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상당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은 4 월 0.1%에서 0.6%로 상향조정했다. 원자재,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 원인이다. 휴대전화 요금 인하의 영향이 당초 예상 보다 작다는 분석도 반영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