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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이라 쓰고 강제라 읽는다"..기업 옥죄는 공정위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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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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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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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재계 공정위 포비아①

[편집자주]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들어 '일감 나누기'를 앞세워 대기업 압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급식 부당지원 혐의로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맞은 삼성 웰스토리가 첫 표적이 됐다. 물류·SI(시스템통합)로 이어지며 또다른 규제로 인식되는 공정위 리스크를 짚어봤다.
"자율이라 쓰고 강제라 읽는다"..기업 옥죄는 공정위 리스크
"겉으론 자율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기업들은 강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 들어 '일감 나누기'를 앞세워 대기업 압박에 나선 것을 두고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급식과 관련해 삼성, SK 등을 타깃으로 삼은 데 이어 물류·SI(시스템통합) 분야 '일감 나누기' 관련 내부거래 현황 공시 강화를 밀어붙이면서다.



물류·SI 내부거래 현황 내년 5월부터 의무 공시..'자율' 아닌 '강제수단' 우려


19일 재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회사간 물류·IT서비스 거래현황 공시 신설을 골자로 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의 중요사항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계열회사간 물류·IT서비스 연간 거래금액이 매출 또는 매입액의 5% 이상이거나 50억원 이상(상장사는 200억원)인 경우 관련 현황을 연 1회 공시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규정은 업계 의견 수렴 절차도 끝나 내년 5월 1일 이후 시행될 예정이다. 이과 관련해 재계와 물류·SI업계에선 즉각 반대했지만, 공정위는 두 분야가 일감 나누기 자율준수 협약 체결 업종인데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거래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며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일단 공시 제도는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지 '일감 나누기' 등 특정 정책목적을 위한 압박수단이 되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또 이로 인한 내부거래 축소가 상생 취지를 살리기 보다는 산업경쟁력만 해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내부 거래를 축소할 경우 해당 계열사가 사업 실적을 쌓지 못해 해외 시장 진출이 어려워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SI 분야의 경우 해외수출시 최근 3년의 유사사업 실적으로 사전 적격심사를 진행하고, 기술심사 시에도 사업실적에 가장 높은 배점을 부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일감 나누기의 수혜가 국내 중소업체로 가기 보다 외국계 대기업으로 가는 경우가 많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과도할 경우 아예 별도 회사가 아닌 내부화하는 형태로 관련 사업이 운영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비계열사와의 물류·SI 거래 사실을 공개할 경우 기업의 영업비밀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시 규정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문제도 거론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존 'SI' 명칭이 'IT서비스'로 변경됐는데 업계에서 여러 유사 업무를 포괄해 임의로 부르는 용어라는 점에서 명확한 정의 규정이 필요하다"며 "IT컨설팅, 시스템 관리, IT아웃소싱, IT교육훈련 등을 포함하는 IT서비스 전 거래를 공시토록 할 경우 IT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주 기업만 공시해도 공시 도입 목적인 물류·IT서비스업의 회사별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 파악 가능하기 때문에 내부거래 현황 공시 대상에서 발주 기업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급식개방 자율 유도해놓고..삼성웰스토리에 사상최대 과징금 부과



재계는 무엇보다 공시 강화가 자율 협약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공정위는 지난 8일 삼성·현대차·LG·롯데·CJ 등 5개 대기업과 '물류시장 거래환경 개선을 위한 상생협약'을 맺었고, SI업계도 조만간 개별업체 의견을 반영한 자율준수기준을 마련해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자율준수기준을 지키지 않는다고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강제조항이 아니라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선 믿지 않는 분위기다. 표면적으론 자율적인 일감 나누기를 독려하고 있지만 결국 내부거래 현황 공시 의무라는 추가적인 압박수단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 계열사들이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급식'도 주요 대기업들이 이미 일감 나눠주기를 시작한 분야다. 지난 4월초 공정위는 삼성·현대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과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진행했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이 연초 "일감 나누기는 강제로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상생·자율적 유도를 통해 추진한다"면서 "물류·SI(시스템통합) 업종에서 일감 나누기를 추진하면서 실효성·보완점 등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게 같은 맥락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해야 할 일감 개방을 공시항목에 신설하는 것은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도록 압박하는 수단으로 볼 수밖에 없고 이는 공시 제도의 취지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정책적 필요에 따라 임의로 공시항목을 늘리는 것은 지양해야 하며 불가피한 경우 일회성 실태조사를 활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웰스토리'가 급식업체의 본보기가 된 만큼 물류·SI업체들도 언제든 타깃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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