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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현실도 모르면서…도마 오른 공정위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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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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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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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재계 공정위 포비아(下)

[편집자주]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들어 '일감 나누기'를 앞세워 대기업 압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급식 부당지원 혐의로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맞은 삼성 웰스토리가 첫 표적이 됐다. 물류·SI(시스템통합)로 이어지며 또다른 규제로 인식되고 있는 공정위 리스크를 짚어봤다.


"어떻게 급식과 비교하나" 당혹스런 IT서비스 업체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기업집단 삼성의 부당내부거래 제재'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정위는 미래전략실 개입 하에 사실상 이재용 일가 회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100%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구조를 설정해준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하고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2021.6.24/뉴스1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기업집단 삼성의 부당내부거래 제재'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정위는 미래전략실 개입 하에 사실상 이재용 일가 회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100%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구조를 설정해준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하고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2021.6.24/뉴스1
정부가 대기업의 IT서비스 발주물량 일부를 외부기업에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IT업계가 당혹감을 토로하고 있다. 임직원들 대상 복리후생의 개념인 급식과 달리 기업의 핵심경쟁력인 기술 정보와 데이터를 관리하는 IT시스템의 중요성을 간과한 조치라는 비판이다. 자칫 핵심정보 유출로 기업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IT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의 IT서비스 일감개방 자율준수 기준안 마련과 관련,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감소라는 정책목표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반응이 나온다. 앞서 일감개방 대상이었던 급식업은 사내식당 운영을 외부 기업에 맡기는 정도이지만, 기업의 IT서비스 구축은 차원이 다른 문제여서다. 공정위는 자율규제라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사실상 강제규정으로 보고 있다.

◆"IT서비스 일감 공유하라는 건 경영 노하우 공개하라는 것" 비판

업계에선 우선 IT시스템을 외부에 개방시 핵심기술과 정보가 유출돼 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애시당초 대기업들이 자체 IT서비스 기업을 세운 것도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데이터와 핵심정보를 내부에서 관리하고 업무프로세스를 혁신하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내 IT 시스템은 여러종류이지만 특히 ERP(전사적 자원관리)와 SRM(공급업체 관리 시스템) 등에는 경영 정보가 빼곡이 담겨있다. 더욱이 기업이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를 지원하는 IT시스템을 구축을 외부에 발주하게되면 사업계획을 고스란히 경쟁사에 알리는 꼴이될 수 있다.

기간시스템이 아닌 비핵심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시스템간 연결작업 과정에서 기업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업무프로세스를 엿볼 여지도 있다. 외부 기업에 개방시 비밀준수 협약을 하지만 이를 온전히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ERP와 SRM에 담긴 현금흐름이나 주요 구매처만 봐도 기업의 경영전략을 파악할 수 있다"며 "굳이 이런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IT 시스템에는 기업의 신사업이나 투자방향이 담겨있는 만큼 이를 외부 기업에 맡기라는 건 사실상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철저히 비밀주의 지키는데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도 문제로 꼽힌다. 실제 애플과 인텔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IT투자나 개발상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해외 기업과 달리 우리 기업들은 영업비밀을 다루는 IT시스템을 외부에 공개하게 되는 셈"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국가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IT서비스 특성상 외부업체에 프로젝트를 맡기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랜 기간 그룹 내 계열IT서비스 기업이 구축 운영해왔던 시스템을 기업 내부 상황과 시스템 구성에 대한 경험이나 이해가 부족한 외부 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IT시스템을 클라우드 등으로 통합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억지로 일감을 개방하기 위해 여러 기업들이 따로따로 구축하도록 발주 물량을 쪼개면 추후 시스템 간 연동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때문에 애초에 대기업의 일감개방 대상으로 IT서비스 분야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IT서비스 기업은 처음부터 그룹 내 디지털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전문 회사"이라며 "태생적으로 그룹사와의 거래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T서비스 기업 특성을 감안해 수주 사업자를 선정할 때는 사업특성과 서비스 제공회사의 역량, 사업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식부터 IT까지 '일감개방' 압박하는 공정위...다음 타깃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왼쪽 여섯번째)이 지난 4월 5일 단체급식 일감 개방에 참여한 대기업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사진=공정거래위원회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왼쪽 여섯번째)이 지난 4월 5일 단체급식 일감 개방에 참여한 대기업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급식, 물류에 이어 IT(정보기술) 서비스 업종까지 대기업 일감 개방을 연내 마무리짓기로 하면서 공정위의 '다음 타깃'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공정위는 "현재선 추가로 일감 개방을 검토하는 업종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종전에 공정위가 '국민생활 밀접 업종' 등에 대한 대기업의 내부거래 관행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다른 분야로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IT서비스 업종 일감 개방을 위한 '자율준수기준' 마련 작업을 위해 관련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대표 업종으로 급식, 물류, IT서비스를 꼽고 차례로 일감 개방을 추진해왔다. 지난 4월 삼성·LG 등 8개 대기업집단의 급식 일감 개방을 가장 먼저 추진했다. 지난주에는 삼성·현대차 등 5개 대기업집단과 물류 일감 개방을 위한 상생협약을 맺었다.

공정위는 IT서비스에 대해서도 연내 일감 개방 자율준수기준 마련, 상생협약 등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다만 IT서비스의 경우 보안성 문제 때문에 대기업들이 외부 기업에 일을 맡기기를 꺼리는 등 특성이 있어 이를 고려한 '합리적인 일감 개방 방안'을 찾느라 논의가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경제계 관심은 조성욱 공정위원장의 '다음 표적'에 맞춰졌다. 공정위가 물류, IT서비스 등에 대한 일감 개방을 추진한 것도 해당 업종 거래에 문제가 많다는 김상조 전 공정위원장의 판단이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2018년 6월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시스템통합(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회사 등 그룹의 핵심사업과 관련 없는 계열사가 총수일가 지분을 보유하고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는 더이상 반복돼서는 안된다"며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듬해인 2019년 대기업집단 계열 IT서비스 업체의 내부거래 실태 파악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일감 개방을 위한 작업을 차근차근 추진했다.

공정위는 올해 4월 급식 업종 일감 개방을 발표하면서 "향후에도 국민 생활 밀접 업종, 중소기업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대기업집단의 폐쇄적인 내부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실태파악 등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일감 개방 업종을 추가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정위는 현재로선 추가로 일감 개방 추진을 검토하는 업종이 없다고 밝혔다. 일단은 IT서비스 업종 일감 개방이 '마지막 과제'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일각의 주장과 달리 일감 개방은 '강제'가 아닌 '자율'에 의한 것이며, 일감 개방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정위의 직권조사 대상이 되는 등의 일은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감 개방의 취지는 거래상대방이 계열사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을 맡기지 말고 거래조건 등을 검토해 합리적으로 선택해달라는 것"이라며 "발주기업은 생산성이 낮은 계열사가 아닌 적합한 업체를 선정할 수 있어 도움이 되고, 수주기업으로선 '사업 경쟁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기요 매각, 당근마켓 실명제 등 줄줄이 '오판'…공정위의 IT 헛발질


세종시 어진동 공정거래위원회  / 사진=뉴스1
세종시 어진동 공정거래위원회 / 사진=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디지털 공정경제'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온라인 영향력을 넓히려는 공정위의 행보가 규제 일변도로 흐르면서다. 시장 상황과 엇나가는 규제가 이어지다 보니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IT(정보통신)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15일 IT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코리아)는 지난 13일 공정위에 매각시한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DH의 '배달의민족' 인수·합병(M&A)에 공정위가 내건 요기요 6개월 내 매각 조건이 불발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2월 조건부 M&A 승인이 발표됐을 때도 시장에서는 이를 공정위의 오판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짙었다. 당시 쿠팡은 불과 1년 만에 이용자가 300% 이상 증가하는 급격한 성장세였지만, 공정위는 이를 외면했다. 공정위는 "신규 진입자가 가까운 시일(2년) 내에 충분한 경쟁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쿠팡이츠는 단건배달을 앞세워 불과 반년 만에 배민과 양강구도를 형성했고, 점유율이 빠진 요기요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2조원에 달했던 요기요의 시장가가 5000억원으로 급전 직하했다. 공정위가 격변하는 배달앱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상법'으로 C2C 업체 씨 말릴 뻔…비판 이어지자 원상복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3월 논란이 됐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도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공정위의 규제 인식만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정위는 당근마켓 등 C2C(개인간 거래) 업체가 주소·실명·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분쟁 발생 시에는 이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곧 C2C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반발에 직면했다. 1만원 이내의 중고거래나 무료 나눔까지 이름·주소를 넣어가며 서비스를 이용할 소비자가 어디있냐는 것이다. 지난해 5900만여건의 비실명거래 중 분쟁 조정 신청 건수는 368건에 그쳤지만, 공정위 입법 추진에 이 같은 사실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정안 권고를 통해 "중개서비스라는 본질적인 기능 수행에는 연락처와 거래정보만 수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향후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는 사업모델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제동을 걸었다. 공정위가 놓친 온라인 플랫폼의 성격을 짚어준 것인데 비판이 거듭되자 공정위는 연락처만 수집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혁신 막는 '사전 규제'에 업계 불만↑…"공정위 움직임은 시기상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막고 투명한 계약을 의무화한다는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도 업계 반발에 직면했다. 온플법이 사전 규제의 형태를 취하면서 변동성이 큰 온라인 시장에서 플랫폼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다. 온플법의 모델로 든 EU(유럽연합) 역시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지배적 사업자여서 자체 플랫폼이 자리잡은 국내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

지난해 네이버의 부동산 서비스와 관련해 시정 명령과 약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여전히 논란속에 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카카오의 시장 접근을 막았다고 봤지만,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경쟁사가 이용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혁신이 없으면 쉽게 도태되는 디지털 비즈니스의 특성을 공정위가 외면한다고 지적한다. 기존 경쟁법과 같은 규제틀로는 시장 활성화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법은 항상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는데 지금 온라인 시장은 실패했거나 최악의 상황이라는 증거가 없다"며 "공정위가 말하는 우려 만으로 법을 만드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플랫폼이 소비자와 호흡하며 스스로 규제를 하도록 하고,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개입을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 교수는 "공정위가 너무 급하고 거친 규제를 하고 있어 플랫폼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규제를 하려면 충분한 연구와 이해를 바탕으로 스마트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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