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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 ESG는 무조건 정의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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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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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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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이달 14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C) AFP=뉴스1
이달 14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C) AFP=뉴스1
"더 이상 공짜는 없다."

'녹색전쟁'의 시작이다. 탈탄소 경제주도권을 둔 총성없는 전쟁이다. 이번에도 EU(유럽연합), 미국 등 선진국이 주축이다. 최근 EU의 중장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12개 법안 입법 패키지 '피트 포 55(Fit For 55)' 발표는 사실상의 선전포고다. '우리만 노력해서는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없다'는 게 EU의 논리다. 상대적으로 기후변화 위기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국가들 입장에선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애초에 기후변화를 촉발한 원인을 제공한 국가들이 이제와서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것으로 비춰져서다.

선진국들은 경제적 풍요를 수십년간 누린 것과는 별개로 깨끗한 환경을 향유하고 도덕적 우위까지 차지하고 싶어한다. 사실 EU는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를 무기로 세계 패권을 잡았다. 막대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필연적이었다. 특히 선진국 중심으로 설계된 글로벌 분업체계는 이산화탄소 배출의 책임을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으로 떠넘겼다. 그러나 배출지역이 옮겨졌을 뿐 전 지구적인 탄소배출량은 크게 줄지 않았다. 이것이 EU가 '피트 포 55'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지목한 '탄소 누출(Carbon Leakage)' 문제다. 좋게 말해 '자기반성'이지만, 사실은 '자기부정'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이러한 자기부정의 연장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환경에 대한 기여와 사회적 선한 영향, 민주적인 지배구조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포장은 그럴 듯하게 돼 있지만 선진국 중심의 기후변화 대응과 논리를 ESG에 끼워 맞춘 것에 불과하다. ESG는 새로운 국제질서이자 실체적 위협이다. ESG에 동참하지 않으면, 혹은 그에 맞서다가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릴 수 있다. 먼 훗날 다가올 해수면 상승 때문이 아니라 당장 유동성 부족과 매출감소, 높은 관세에 잡아 먹힐 수 있다.

ESG에는 치열한 자본과 경제 논리가 숨어있다. 석탄화력 발전이 대표적이다. ESG 체제에서 석탄화력 발전에 대한 투자는 죄악이다. EU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석탄화력 발전에 자본 투입을 막았다. 그러다보니 저개발국가들은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을 갖춘 선진국의 석탄화력 투자를 받지 못하게 됐다. 그렇다고 당장 석탄화력 발전을 줄일 순 없다. 기술력이 없어서다

결국 선진국의 에너지 전환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펼쳐진다. 선진국과 글로벌 대기업들은 무주공산인 저개발국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는다. 선의로 포장한 ESG가 제국주의적 약탈로 변하는 하나의 예다. ESG가 선진국과 개도국, 후진국 간 격차를 지난 100년보다 더욱 크게 벌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ESG가 반드시 정의는 아니다. 힘의 우열을 따지는 국제관계에서 필연적인 선택일 뿐이다. 철저하게 실익을 따져가며 접근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잘하고 있는 것들을 앞세워 어젠다를 선점하고 능동적으로 주도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100년을 살아남을 수 있다.
[우보세] ESG는 무조건 정의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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