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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도, 윤석열도 "전속고발권 없애자"…한쪽선 "득보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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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선일 기자
  • 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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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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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판도라의 상자' 전속고발권 폐지 (上)

[편집자주] 유력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속고발권 폐지'를 공약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같은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니라도 누구나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고발, 처벌받게 한다는 얘기다. 전속고발권 폐지는 과연 현실화될까. 기업들의 운명이 달려있다.


이재명·윤석열 둘다 동의하는 한가지 "누구나 불공정 기업 고발"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유력 대선 후보들이 '전속고발권 폐지'를 주장하면서 기업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불공정행위를 한 기업을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만약 이게 폐지되면 악의적인 고발이 난무하고, 검찰과 공정위의 중복 수사 등으로 기업 경영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일각에선 전속고발권 폐지 공약이 정치적 선명성 경쟁의 도구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재명·윤석열 "전속고발권 없애자"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가 연결통로에 환영 나온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1.7.20/뉴스1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가 연결통로에 환영 나온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1.7.20/뉴스1
20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대선후보군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모두 '전속고발권 폐지'에 찬성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등 공정위 소관 6개 법률에 규정된 전속고발권은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속고발권이 전면 폐지되면 어떤 기업에 6개 법률 관련 위법 혐의가 있을 때 누구나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 경찰 또는 검찰에 해당 기업을 직접 고발할 수 있게 된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18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대선후보가 된다면 당의 협조를 얻어 정기국회에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전환적 공정성장'을 강조하며 제시한 전속고발권 폐지는 사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공정거래법 등 공정위 소관 6개 법률의 개정을 통한 전속고발권 폐지를 추진했지만 결국 1건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말에도 페이스북에서 전속고발권 폐지 무산을 언급하며 "공정경제 3법의 취지가 다소 무색해진 후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야권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전속고발권 폐지의 필요성에 동의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총장 후보자 시절 국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는 중대범죄인 경성담합(가격·입찰담합 등) 억제 등 공정한 경제질서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속고발권 때문에 수사·기소가 상당히 제약된다며 일관되게 폐지를 주장해왔다.

◆"고발남용·중복조사 우려"

이재명도, 윤석열도 "전속고발권 없애자"…한쪽선 "득보다 실"
전속고발권 폐지론자들의 핵심 논리는 공정위가 고발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공정위가 고발권이라는 강력한 기업 제재 수단을 갖고 있으면서도 소극적으로 활용해 법 위반 기업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례로 대기업 입장에선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는 것보다 총수가 검찰에 고발되는 것이 훨씬 민감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속고발권 폐지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가장 우려되는 부작용이 '고발 남용'이다. 지금은 공정위가 경제 사건에 대한 법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위법 혐의 기업을 고발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지만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이런 '필터' 역할이 사라져 고발이 난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금력, 법적 지식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악의적인 고발에 휘말리게 되면 이에 대응하느라 경영 전반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국내 한 대학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고발 사건이 늘어나기 때문에 변호사 등 법률업계는 반길 일이겠지만 기업 등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전속고발권 폐지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의 사안을 두고 검찰과 공정위가 '중복조사'에 나서 기업 부담이 커지고 행정력이 낭비될 우려도 있다. 공정위가 지난 2018년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을 통해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를 추진할 때 중복조사 관련 문제점이 다수 제기됐다. 이에 따라 같은 해 8월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만나 전속고발권 폐지 후 담합 사건 처리 시 검찰과 공정위 간 '역할 분담' 방안을 공식 발표했지만 기업의 우려를 씻어내진 못했다.

공정위 안팎에선 전속고발권이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속고발권 폐지 시 기업의 부담이 커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공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공약에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공정거래 사안이 밝은 한 전문가는 "전속고발권은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때부터 도입된 제도"라며 "공정위 고유의 권한이 정치적 논리에 따라 오락가락 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전속고발권 없애자는 유력 대권주자들, 두려움에 떠는 기업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인터뷰 /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이재명 경기도지사 인터뷰 /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겠다는 내용의 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경제계가 술렁이고 있다.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과거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내년 들어설 새 정부에서 폐지가 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전속고발권은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은 불공정 거래 제재를 강화하겠다며 전속고발권 폐지를 공약으로 추진했다. 지난해 8월 전속고발권 폐지를 포함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재계의 우려 등을 감안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를 제외한 수정안을 통과됐다.

기업들이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 가장 우려하는 건 형사고발의 남용이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될 경우 누구나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 검찰에 기업을 직접 고발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해당기업이 가격이나 생산량, M&A(인수·합병), 입찰 등에 불만을 갖거나 이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 '담합 고발' 형태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경쟁사끼리의 무분별한 고발로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공정거래법 개정안 논의 당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5개 경제단체는 이 같은 입장문을 내고 전속고발권을 유지할 것을 요청했다.

또 전속고발권이 폐지될 경우, 공정위와 검찰이 중복조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공권력이 낭비될 뿐만 아니라 기업도 이중으로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경제단체들은 특히 이런 피해는 법적 대응 능력이 미흡한 중소기업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재계에선 전속고발권 폐지 시 수사에서 공정위의 행정적·전문적 절차가 생략돼 기업의 형사처벌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담합사건 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심도있는 경제적 분석이 필요한데 검찰에서 당장 관련 분야 전문성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란 입장이다. 전문성을 갖춘 공정위에서 전속고발권을 갖고 먼저 조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단 것이다.

한숨 돌렸던 전속고발권 폐지 논의가 다시 불거지자 재계는 당혹스런 표정이다. 유정주 전경련 기업제도팀장은 "이미 이번 정부에서 일단락 됐고 법 개정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또 얘기가 나오는 건 시기상조"라며 "민간기업간 분쟁은 민간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형사 고발이 가능해지면 정치화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도 "전속고발권 폐지로 공정위와 검찰이 둘 다 수사하면 기업은 양쪽에서 조사받으니 이중적으로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현재로선 기존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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