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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처럼 쏟아진 나뭇가지, 잡으니 '꿈틀'…대벌레의 습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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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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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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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전 서울 은평구 봉산 등산로에서 방제약을 뿌린 뒤 떨어진 대벌레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지난 22일 오전 서울 은평구 봉산 등산로에서 방제약을 뿌린 뒤 떨어진 대벌레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대벌레가 끝도 없이 나온다. 서울 은평구 봉산 일대에 올해 대벌레가 창궐했다. 등산객이 위협감을 느낄 정도로 그 수가 많다. 이상 기후로 따뜻한 겨울이 이어진 것이 폭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자체에서 인력을 고용해 방충에 나섰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현장에서는 "매일 치워도 아침이면 또 나온다"고 토로한다.


나뭇가지 밟으면 벌레…"지난해보단 낫지만 여전히 심각"


지난 22일 오전 10시 찾은 봉산은 초입부터 대벌레를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나무 계단 위 간간히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가 꿈틀거리면 벌레였다.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말라비틀어진 경우 나뭇가지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정상까지 향하는 등산로 옆 모든 나무 몸통에는 검은색 끈끈이가 붙었다. 지난해 대벌레가 창궐하며 민원이 제기되자 올해는 유충 단계에서부터 차단한다고 은평구청이 지난 4월부터 설치했다. 노랑색·검은색의 방역제 호스도 등산로를 따라 위로 향했다.

등산로에서 만난 은평구 주민 최대식(70)씨는 "끈끈이에 지난 4월 파리부터 대벌레 유충까지 바글바글 붙었다"며 "그래도 여전히 많아 올라오는 길에만 50마리정도 잡은 것 같다"고 했다.

산 위로 올라갈수록 밟히는 벌레도 확연히 늘면서 악취가 심해졌다. 입구에서 15분을 오르자 벌레 썩는 내가 마스크를 뚫고 코를 찔렀다. 악취는 났지만 지난해와 달리 운동기구와 나무의자 등에 수십마리씩 엉겨붙은 대벌레 무리를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방제 인부들이 나무에서 대벌레를 물리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방제 인부들이 나무에서 대벌레를 물리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은평구청이 고용한 방제 인부들이 오전 6시부터 하루에도 수차례 대벌레 방제에 나서면서다. 구청은 봉산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별로 방제 전담 인원을 두고 있다. 한 구역에서 오전에만 많게는 50ℓ급 봉지 10개, 이들이 퇴근하는 오후 6시까지 16개가 나온다.

3일에 한 번씩 방제약을 뿌리지만 좀처럼 근절이 되지 않는다. 방제 인부 B씨가 5분 전에 치웠다던 팔각정 위에는 이미 대벌레 5마리가 엉겨붙어 있었다.

나무 안을 들여다보면 초록색 잎 밑의 나뭇가지의 절반 가까이가 꿈틀거리는 벌레였다. 등산로를 오갈 때도 벌레가 눈 앞에서 '뚝'하고 계속 떨어졌다. 방제 인부 B씨는 "그나마 등산로 쪽은 매일 청소해 지난해보다 괜찮지만 산 안쪽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방제하기 전인 22일 오전 6시 봉산 일대 등산로의 모습. /사진=독자 제공.
방제하기 전인 22일 오전 6시 봉산 일대 등산로의 모습. /사진=독자 제공.
방제 작업을 진행하자 등산로에는 대벌레가 우박처럼 쏟아졌다. 약을 뿌리자 나무 위에 있던 대벌레들이 한두마리씩 떨어져 등산로 위를 덮었다. 걸어서 10초도 안되는 거리를 지나가는 사이 어깨와 신발 위 등으로 4마리가 뚝뚝 떨어졌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나뭇가지지만 가까이서 보면 꿈틀거렸다. 방제 작업에 참여한 A씨는 "이미 이 일대에서 한 차례 치운 벌레만 6봉투"라며 "방금 약을 뿌려서 다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낮에 약만 뿌려도 대벌레가 쏟아지지만 이마저도 이른 아침보다는 낫다. A씨는 "매일 이렇게 치워도 대벌레가 밤이면 활동을 재개한다"며 "아침 운동하러 산을 찾은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려 오전 6시부터 방제를 시작하는데 매일 온갖 장소에 벌무리처럼 수북히 쌓인다"고 했다.
이어 "그러기에 등산객들은 실태를 잘 모를 수 있는데 실제 매우 많다"며 "그나마 끈끈이로 유충마저 안잡았으면 더욱 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뜻한 겨울, 이상기후로 벌레 창궐


봉산 등산로 인근 나무에 대벌레 수마리가 엉겨 붙어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봉산 등산로 인근 나무에 대벌레 수마리가 엉겨 붙어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나뭇가지 형상을 띈 대벌레는 성충 몸길이가 10㎝에 달하는 벌레다. 3월 말부터 부화해 11월까지 활동하기도 한다.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진 않지만 이동하면서 나뭇잎을 모조리 먹어치우고, 혐오감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산림 해충으로 분류된다.

한 마리가 수백개의 알을 낳는데 통상적으로 상당수가 겨울 추위에 폐사한다. 그러나 지난 2019년 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3.1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온난한 날씨에 월동한 알의 치사율은 현저히 낮아졌고 살아남은 알들이 결국 지난해 폭발적으로 부화했다.

지난해 겨울도 2019년보다는 추웠지만 평년대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결국 올해도 벌레가 창궐한 것으로 보인다. 평년(1981~2010) 겨울기온이 0.6도라면 지난해 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1.2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2월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지난 2월 전국 평균기온은 3.6도로 2019년 2월과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평년보다 1.1도 높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인해 따뜻한 겨울 날씨로 대벌레가 창궐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구청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같이 창궐할 것을 예상하고 봄부터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월 1일 처음으로 유충을 발견하고 바로 끈끈이를 설치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며 "현재 구청 직원만 50여명이 동원돼 대벌레 방제에 힘쓰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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