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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 입원했는데…가족 아닌 '지인 할인' 해준다는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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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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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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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20대 여성 김모씨는 외할아버지의 입원 문제를 놓고 병원 측과 언쟁을 벌였다. 병원에서 '외가 식구는 직원에게 제공되는 가족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안내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어릴 때부터 절 키워주신 가족"이라고 말했지만 병원 측은 '친조부모에게만 가족할인이 적용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2005년 호주제가 폐지되고 16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일부 직장에서는 친가와 외가 경조사 기준에 차이를 두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회사 자율적으로 마련한 기준이지만 '부계가족'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아 성차별적인 선입관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외가는 가족 할인 안 되고, 경조휴가도 안 준다…"관행 바꾸기 쉽지 않아"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게티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게티이미지

김씨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직원의 친조부모가 입원했을 경우 진찰료·외래입원비·비급여 진료비를 30~100% 감면해 준다. 그러나 외조부모가 입원했을 경우 '가족 할인' 적용을 받을 수 없고 '지인 할인'으로 비급여 진료비만 일부 할인받을 수 있다.

김씨는 '친가와 외가 복지혜택을 차등지급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민청원을 올려 1만7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김씨는 "여든이 넘으신 외할아버지는 맞벌이를 하신 부모님 대신 저를 직접 키우다시피 한 분"이라며 "외가 식구라는 이유만으로 가족 할인도 받지 못하는 병원 내규는 엄연한 성차별"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중소기업 곳과 대기업 2곳 등을 상대로 '친가와 외가 경조휴가 기준이 같은지' 질의한 결과 일부는 경조휴가·경조비에 차등을 주고 있었다.

경기도 성남의 한 기업은 친가 가족의 경조사에는 30만원의 경조금을 지급했으나 외가 가족에게는 10만원의 경조금을 지급했다. 부산의 한 판매업체는 친가 가족의 경조사에만 경조휴가 3일을 준다.

기업이 외가와 친가를 구분해 경조휴가·경조비에 차별을 두는 것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됐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2013년 8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곳이 외가의 경조사에 경조휴가와 경조비 지급에 차등을 뒀다. 외조부모상에 경조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는 기업도 있어 인권위가 "통념에 따른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기업들은 이같은 방침이 문제가 있다면서도 오랜 관행인 만큼 섣불리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말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친가와 외가를 구분하는 휴가규정이 성차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기업 내규가 보통 창사 때부터 만들어진 게 많아 하루아침에 수정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제 잇따라도 관련법조차 없다…'1년째 계류중'


병원에서 근무하는 김씨가 '외가는 직원 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게시한 청와대 국민청원. /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병원에서 근무하는 김씨가 '외가는 직원 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게시한 청와대 국민청원. /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아직까지 직장 내 친·외가 차별을 금지하는 법적 제도는 없다. 인권위가 2012년 직원에게 제공하는 가족 할인 대상에 여성의 시댁 식구만 포함하고 친부모는 제외한 경북대병원에 개선을 권고했지만 강제성은 없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친·외가 경조사 차별을 금지하는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1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소관 부처와 환노위원들은 "노사 자율로 정하는 경조사 휴가를 법적 강제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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