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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끼더니 전기가 끊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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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6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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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제천=뉴스1) 박세연 기자 = 11일 오후 충북 제천시 대랑동의 한 태양광 발전시설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피해로 붕괴돼 있다. 2020.8.11/뉴스1
(제천=뉴스1) 박세연 기자 = 11일 오후 충북 제천시 대랑동의 한 태양광 발전시설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피해로 붕괴돼 있다. 2020.8.11/뉴스1
미국 환경운동가 마이클 셸런버거가 아내와 함께 아프리카 우간다의 친환경 숙소에 묵었을 때 일이다.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로 전기를 공급하는 곳이었다.

화창한 날씨일 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딱 하루 구름이 끼자 태양광 배터리가 바닥났다. 때문에 온종일 휴대폰과 노트북, 카메라를 충전하느라 애를 먹었다.

숙소 관리자에게 전기가 모자라고 하자 그는 익숙한듯 소형 디젤 발전기에 시동을 걸었다. 태양광을 에너지로 삼는다는 친환경 숙소의 현실이다.

태양광 만큼 지속가능한 에너지도 없다. 적어도 인류가 멸망하기 전까지 태양이 사라질 걱정은 없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은 완벽하지 않다. 무엇보다 발전효율이 낮다.

투입 에너지 대비 발전량의 비율을 뜻하는 발전효율이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 10%대에 그친다. 수력발전이 최고 90%, 화력발전이 50% 수준임에 견줘볼 때 터무니없이 낮다.

공간도 많이 잡아먹는다. 태양광 패널의 단위 면적당 발전량은 천연가스와 원자력의 약 1000분의 1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처럼 평지가 부족한 곳에선 산을 깎고 나무를 잘라내야 한다. 태양광 발전이 산사태의 원인이 되는 건 그래서다.

태양광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해답이 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설비 교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폐기물이다. 태양광 패널은 시간이 갈수록 성능이 떨어진다. 통상 20년 안팎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

이 때 유리와 시멘트, 콘크리트, 강철 등의 폐기물이 쏟아진다. 여기엔 납과 같은 유독성 물질도 다량으로 포함돼 있다. 미국 환경단체 '환경진보'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폐기물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폐기물의 200∼300배에 달한다고 한다.

그럼 풍력 발전은 어떨까. 태양광보다는 낫지만 수력·화력 등 다른 에너지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75개 풍력발전소의 발전효율은 평균 24%에 그쳤다.

풍력 발전 자체가 아니라 우리나라와의 궁합이 문제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해 연안 국가들의 풍력 발전효율은 약 50%에 달한다. 거긴 평균 풍속이 초당 10m 이상으로 강하고 바람도 한 방향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평균 풍속이 초당 7m 정도에 그치는 데다 풍향도 제멋대로다.

풍력 발전기를 세울 입지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풍력 터빈의 소음 때문이다. 미국 풍력 발전 업계에는 이른바 '스타벅스 법칙'이란 게 있다. 스타벅스가 있는 인구 밀집지역에서 최소한 50km 이상 떨어진 곳을 입지로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풍력 발전 사업 자체가 좌초될 수 있다.

해상 풍력 발전이 주목받는 건 그래서다. 다만 설치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문제다. 신안 해상풍력단지 건설에 투입되는 돈이 48조원이 넘는다.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비(10조원)의 무려 5배다. 그런데도 발전량은 비슷하다. 수명도 원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풍력 발전 단지로 인한 철새와 곤충의 떼죽음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2050년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힘들어도 가야 할 길이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은 하루 아침에 이룰 수 없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수시로 전기가 끊어지는 태양광과 풍력은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원이 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이 아직 10%에도 못 미치는 이유다.

최근 폭염으로 전력 부족 위기에 몰리자 정부는 정지 중이던 원전 3기를 긴급 투입했다. 올 여름 우리가 에어컨을 켤 수 있는 건 화력과 원자력 덕분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화력 발전을 줄여나갈 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저 전력원은 사실상 원전 뿐이다. 비록 단 한 번의 사고가 치명적이긴 하지만, 방사능이란 단 하나의 원죄 때문에 원전을 내치기엔 잃을 게 너무 많다. 세상에 완벽한 에너지는 없다.

"구름이 끼더니 전기가 끊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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