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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 외국인 돈잔치 'K-유니콘'에 대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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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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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김홍일 전 디캠프·프론트원 센터장

김홍일 전 디캠프·프론트원 센터장
김홍일 전 디캠프·프론트원 센터장
머니투데이가 지난 16일 보도한 'K유니콘의 속사정, 한국인이 만들고 외국인이 돈잔치' 기사와 관련 창업계,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 같아 필자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기사는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들의 외국자본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 국내 대부분 유니콘은 해외 VC 등에서 대규모 외국자본을 유치하면서 유니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왜 국내 VC는 예비유니콘에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는 걸까.정확히 말하면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기업금융은 크게 대출과 주식투자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차이는 투자에 따른 가치상승의 결과를 나누는 방법에 있다. 대출은 수익기회(업사이드)가 한정되는 대신 하락위험(부실발생 등 다운사이드 리스크) 역시 회피한다. 대출기간과 신용위험도 등으로 결정되는 확정 이자율로 보상을 추구한다. 반면 주식투자는 투자한 회사의 가치상승을 지분율만큼 온전히 향유한다. 반대급부로 회사부실 등 다운사이드 리스크에 완전히 노출된다. 그래서 기대수익률이 대출이자율보다 훨씬 높다.

모든 투자의 위험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시간'이다. 위험에 노출된 시간에 따라 다른 기대수익률이 매겨지는 것이다. 그 시간에 있어 국내 스타트업과 이들에 투자하는 VC(GP) 그리고 VC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LP) 사이에 '차이'(Gapping) 또는 '불일치'(Mismatch )가 있다. 통계에 따르면 상장에 성공한 국내 스타트업은 창업 후 상장까지 평균 11~15년이 걸렸다. 반면 국내 벤처펀드의 만기는 보통 7~8년이다. 초기 3~4년의 투자기간과 나머지 3~4년의 회수기간으로 이뤄진다.

펀드만기를 감안하면 우리나라 VC들의 행태는 너무나 합리적이다. 올 3월 발간된 통계자료를 보면 스타트업 업력별 투자비율에서 초기 스타트업 비중은 29.3%에 그친다. 나머지 70% 이상이 중기 이상이다. 투자유형별로는 우선주가 72%를 차지한다. 펀드 운용기간에 스타트업의 IPO(기업공개)가 가능해야 하고 실패하면 우선주 방식으로 상환받겠다는 것이다.

VC 심사역의 근무기간도 운용행태에 영향을 준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등록 VC는 173곳, 전문인력은 1201명이다. 이중 52%인 619명은 한 회사 근속기간이 4년 미만으로 나타났다. 지분투자한 회사의 회수 첫해에 다른 투자기회를 찾아 이동하는 결정을 한다는 뜻이다.

주식투자는 기본적으로 다운사이드 위험에 완전히 노출된 투자다. 정보 비대칭성도 매우 크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 예측한다고 해도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는 건 불가능하다. 국내 투자자들은 짧은 만기를 통해 그 위험을 줄일 것을 요구한다. 평균 7~8년의 펀드만기는 투자자들의 요구인 것이다. 국내 VC들은 그에 맞춰 펀드를 운용하고 그렇게 해서 생긴 빈자리를 결국 외국 VC들이 차지한다.

만기가 짧아도 펀드 사이즈가 크면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투자할 수 있다. 100억원 규모의 펀드로 10억원씩 투자하는 것이나 1조원 규모의 펀드로 1000억원씩 투자하는 것이나 포트폴리오는 10개로 같다. 하지만 그 밀도는 비교할 수 없다.

필자는 최근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약 250억원을 무의결권 주식으로 투자받은 스타트업 A대표에게 '해당 펀드의 회수(Exit) 전략'을 물은 적이 있다. A대표는 "펀드에 만기가 없는데 회수전략이 필요한가요?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무의결권으로 기간에 상관없이 투자했다고 합니다"고 했다. 그야말로 우문현답이다.

결론은 길게 보고 투자하는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중국 세쿼이어캐피탈이 부럽다는 얘기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좀 더 과감히 국내 VC업계를 믿어주면 좋겠다. 믿으면 끝까지 믿고, 믿지 못하면 아예 투자자로 참여하지 않으면 좋겠다. 나누어준다고 생각하지 말자. 믿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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