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지난해 포인트는 '아시아'…생산거점 대폭 강화

2015년 3월27일 베트남에서 열린 LG전자 하이퐁 캠퍼스 준공식./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아시아 지역 생산거점의 인력을 대거 충원하며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한 해 동안 직원 수가 1500명 가량 늘어났는데, 20%를 넘기는 성장세다. 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 등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전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본다.


27일 LG전자가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 지역(한국·중국 제외)에서 근무하는 LG전자 직원은 총 8219명이다. 직전 년도(6702명)와 비교해 약 22.6% 늘어났다. LG전자는 베트남 하이퐁 공장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찌비뚱 공장, 태국 공장 등 아시아 생산거점의 인력을 대거 충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퐁 공장에서는 지난 4월 스마트폰 사업 철수 결정 이후 생산라인 재편이 한창이다. 기존 스마트폰 생산라인 대신 가전 생산라인을 증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진 LG전자 베트남법인장(상무)는 "가전 등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집중해 생산라인을 재편하고 확대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LG전자가 2015년 지은 하이퐁 캠퍼스에서는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도 자리를 잡고 카메라 모듈, 디스플레이 등을 만들고 있다. 1만6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LG는 올해 안에 제품 포트폴리오 재구성과 직원 재배치를 완료할 예정인데,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하이퐁 캠퍼스가 향후 몇 년 동안 강력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5년 준공된 인도네시아 찌비뚱 공장은 아시아권 TV 거점 생산 기지로 변화를 꾀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중순부터 생산능력 50% 확대를 목표로 조립·품질검사·포장 등 전 공정에 자동화 설비를 대거 들이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 착수한 경북 구미사업장의 TV 생산라인 일부를 이전하는 작업도 최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첫 글로벌 생산기지인 태국 라영 공장도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 개선하고 있다. 1998년 세탁기 생산으로 첫 발을 내디딘 라영 공장은 2002년 에어컨을, 2004년 생활가전 핵심부품인 컴프레서 생산을 각각 시작하면서 품목을 다각화해 왔다. 최근에는 에어컨과 통돌이 세탁기 등 제품에 인버터 방식의 컴프레서와 모터를 적용을 확대하는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코로나19(COVID-19)로 발생한 펜트업(억눌린) 수요 등을 고려해 LG전자가 선제적으로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본다. 한 시장 인사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가전제품 수요가 지난해 말부터 집콕 효과 등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근 수요 증가 움직임이 나타나는 추세"라 말했다.

LG전자의 아시아 시장 경쟁력 강화는 이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인력 추가 확보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 올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시아 지역의 매출은 2조36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분기(1조7253억원) 대비 18% 가량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