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로 달려간 농민단체들 "별도 표시 강요 철회하라"

이학구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등 종합농업인단체협의회 각 단체 대표자들이 26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 동문 앞에서 '투명포장 농산물 생산연도 및 내용량 표시 철회'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종합농업단체협의회가 26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찾아 '투명포장 농산물 생산연도 및 내용량 표시제 도입' 철회를 요구하는 반대집회를 가졌다. 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4-H본부,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한국4-H청년농업인연합회 등 6개 농업단체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종합농업단체협의회 소속 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식약처는 농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투명포장 농산물 생산연도 및 내용량 표시'를 골자로 한 '식품등의 표시기준 고시'를 일방적으로 개정했다"며 "개정안이 2022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농업현장은 벌써부터 이로인한 혼란과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학구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투명포장이 신선 농산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그 내용량과 신선 상태를 육안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데도 이를 표시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과잉규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감귤류를 비롯해 딸기와 같은 겨울 과채류는 해를 넘겨 수확하기 때문에 생산연도 기준을 설정하기 어렵고, 사과·배·단감 등과 같은 주요 과수품목 역시 수확·저장후 다음 연도에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자칫 오래된 상품이라는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고 했다.

현장 농업인들 역시 식약처의 '투명포장 농산물 생산연도 및 내용량 표시제' 도입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한 농업인은 "신선 농산물의 경우 규격 포장을 하더라도 저장·유통 과정에서 수분 증발 등의 이유로 출하 전·후 중량 차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식약처가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내용량 표시를 의무화할 경우, 국산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 하락 등 부작용이 야기될 수 밖에 없다"고 답답해 했다.


이학구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식약처는 현장의 혼란과 각종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투명포장 농산물 생산연도 및 내용량 표시제 도입을 즉각 중지해 달라"며 "만약 이같은 충고를 무시할 경우 종합농업단체협의회 소속 40만 회원은 이같은 식약처의 불통행정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