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망신'MBC…외신들 "부적절한 올림픽 중계 혐오스러워"

박성제 MBC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20 도쿄올림픽 중계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MBC는 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할 때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진을 사용하는 등 해당 국가의 대형참사를 자료 사진으로 사용해 논란이 됐다. (MBC 제공),뉴스1

MBC가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 논란과 관련 외신들이 '부적절한 보도에 혐오감을 느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뉴질랜드헤럴드는 25일(현지시간) 'TV방송국의 부적절한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에 역겨움을 느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한국 방송사 MBC가 "완전히 부적절한 그래픽을 사용한 후 사과했다"고 전했다.


CNN은 "이탈리아는 피자, 루마니아는 드라큘라. 한국 방송사가 올림픽에서 '용납할 수 없는 실수'에 대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CNN은 "TV 중계는 각국 시청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국가와 선수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기회를) MBC가 모욕적인 고정관념을 내세우면서 볼 만하게 실패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역시 MBC의 개막식 중계를 두고 "불쾌하고, 고정관념을 만들게 한다"고 전했다. NYT는 "올림픽 개막식에서의 각 나라들의 퍼레이드는 시청자들에게 외교와 글로벌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훈련이 될 수 있는 것인데 한국방송이 부적절한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MBC는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에서 각국 선수단을 소개하면서 부적절한 그래픽과 설명을 달아 논란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 선수단 입장시 소개 사진에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삽입하는가 하면, 이탈리아 소개엔 피자, 노르웨이는 연어, 엘살바도르엔 비트코인, 루마니아엔 드라큘라를 대표 이미지로 사용했다.


사진뿐만이 아니다. 최근 대통령이 피습됐던 아이티를 소개하면서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문구를 띄웠다. 마셜 제도는 '과거 미국의 핵실험 장소'로, 시리아는 '10년째 내전이 일어나는 나라'로 소개했다. 말레이시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삽입해 소개했다.

선수단 입장 외에도 한국과 루마니아 남자 축구 리그 중계에서 루마니아 선수가 자책골을 넣자, 해당 선수의 이름을 넣고 '고마워요'라는 자막을 삽입해 또 한번 논란을 일으켰다.

박성제 MBC 사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며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들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