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산다는 청옥산 육백마지기 "웃음꽃이 만발"

육백마지기 일원에 조성된 청옥산깨비마을 야생화 생태공원

국내 캠핑족들이 즐겨찾는 핫플레이스 중 하나가 강원도 평창군 청옥산깨비마을 육백마지기다. 평창군 남쪽에 자리한 청옥산의 정상으로, 해발 1250m의 고지대다. 넓은 평원지대로 축구장 6개를 합친 크기다.

육백마지기라는 이름은 그 넓이가 무려 밭 600마지기에 이른다는 의미로, 면적은 약 18만여평에 이른다. 1960년대에 산 정상에 정착한 화전민들이 약 59만㎡에 이르는 거친 땅을 개간해 한국 최초의 고랭지 채소밭을 만든 것이 시초다. 청옥산깨비마을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재미난 도깨비 전설이 내려오는 유서깊은 마을이다.


과거 회동2리 '장재터'에 부자가 많이 살았는 데, 부자들의 횡포를 보다 못한 도깨비가 이들을 망하게 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산악형 지역으로 깨끗하고 청정한 심림욕을 즐길 수 있는 깨비마을은 봄에는 산나물이 많이 나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가을에는 단풍이 장관이다. 자연과 전설 그리고 이 곳을 지키는 사람들이 뒤섞여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평창군 한 관계자는 "산 정상에 서면 탁 트인 하늘 아래 20여 기의 대형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정말 환상적"이라며 "해마다 봄이면 야생화 생태단지의 새하얀 샤스타데이지(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가 초지를 뒤덮어 그 장관을 직접 보기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태곳적 모습을 간직한 청옥산은 원시림이 무성하고, 마을 인근 관광명소 '육백마지기'에는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다. 하지만 '천혜의 자원'이 주어졌음에도 청옥산깨비마을의 '과거'는 지금처럼 화려하지 못했다. 평생 농사 일만 해 온 마을 주민들은 주변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가꿀지에 대해 무관심 했다.


2010년 마을 주민 몇 몇이 '마을 가꾸기 사업'에 나서면서 변화가 일었다. 처음에는 어지럽혀진 동네 화단의 잡초를 제거하고,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는 등 소소한 일부터 시작했다. 마을 이름도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도깨비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 지었다. '외지인이 찾는 마을을 만들어 보자'는 뜻이 더해지면서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도 하나 둘씩 늘어났다.

마을 입구에는 방문객을 위해 노인회장이 손수 제작한 도깨비 장승이 설치됐고, 2014년엔 장거리 캠핑족을 위한 캠핑용 카라반을 설치하고 야영장까지 개장했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방문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이어지면서 지금은 전국 캠퍼들이 꼭 방문해야 하는 캠핑장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주민들이 마련한 다양한 체험행사도 인기다. '맷돌두부 만들기' 체험은 전통방식의 4인 멧돌을 이용해 직접 콩을 갈고, 두부를 만들 수 있다. '소원 바람개비 만들기' 체험은 가족, 연인, 개인의 소원을 담은 바람개비를 만들어 전시한다. '육백마지기'는 2030 사이에서 별을 맞이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또 인근에 위치한 '백룡동굴'은 자연석회동굴로 종유석, 석순, 삿갓 및 달걀프라이 모양의 석순 등 다양한 동굴생성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홍양미 청옥산깨비마을 사무장은 "봄에는 육백마지기를 수놓은 야생화 구경을, 여름에는 용수골계속에서 무더위를 씻어내는 피서를, 가을에는 밤 하늘을 수놓은 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 마을"이라며 "깨끗한 마을 환경은 물론 도시민들을 위한 캠핑장 시설도 완비한 청옥산깨비마을을 꼭 찾아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