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커피회사가 2.7조로…신세계, 스벅코리아 진짜 주인된다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최대주주가 된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스타벅스인터내셔널)와 50%씩 투자해 설립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 17.5%을 추가로 인수하며 단독 최대주주가 된다. 잔여지분 32.5%는 싱가포르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가 인수한다. 외부 투자 이뤄진 만큼 추후 IPO(상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마트는 27일 스타벅스본사가 보유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50% 가운데 17.5%를 4245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보유 지분은 이번 인수에 따라 67.5%로 늘어 단독 최대주주가 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기업가치는 2조7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지난 1999년 이마트와 스타벅스본사가 각각 100억원씩 출자해 설립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21년만에 2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셈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999년 이대 앞에 한국 스타벅스 1호점을 연 이후 스타벅스 본사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 발전시켜왔고 향후 한국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논의 끝에 추가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국내에 커피 문화를 도입, 발전시킨 주역이다. 매년 100여개 이상의 점포를 확충하며 실적도 고공성장을 지속해 왔다. 지난 1분기말 기준 스타벅스 국내 지점은 1536개로 전년 동기대비 136개가 늘었다. 매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8.1%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커피전문점 등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역성장했던 지난해에도 매출이 3.1% 늘어난 1조9284억원을 기록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6% 줄어든 1644억원을 기록했다.

커피 시장 성장 뿐 아니라 DT(드라이브스루), 사이렌오더 등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굿즈 사업을 키우며 국내 소비 트렌드를 좌우하는 역할도 해 왔다. 특히 2014년 전세계 최초로 선보인 '사이렌 오더'는 미국 등 다른 스타벅스로 역수출 되기도 했다. 매년 두 차례 진행되는 프리퀀시 이벤트도 매번 대박을 터트리며 '굿즈' 문화가 확산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지난해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에 '레디백'을 구하기 위해 새벽 줄이 한달여간 지속되는 등 굿즈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면 신사업이나 협업 등 국내 사업 진행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벅스 본사와 공동 주주일때에 비해 의사결정 과정이 단축되고 권한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계열사와의 공동마케팅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SSG닷컴이나 SSG랜더스, 이마트 등과 굿즈 등 협업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인만큼 배당금 규모도 늘어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이마트와 미국 본사에 각각 300억씩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동안 지분법 평가로 실적에 반영됐던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이마트 연결 자회사로 편입되면 스타벅스 실적이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또 GIC의 투자를 받은만큼 향후 상장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이번 지분 계약에 상장 조건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GIC 관계자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괄목한 성장을 보여 준 신세계그룹의 파트너로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