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위반' 이해욱 회장 1심 벌금 2억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박수현 기자

이해욱 DL그룹 회장(53). 2021.7.27 /사진=뉴스1

그룹 계열사를 이용해 개인 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이해욱 DL그룹(옛 대림산업) 회장이 1심에서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27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해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DL그룹 법인은 벌금 3000만원,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DL그룹 2014년 여의도 사옥을 여의도 글래드호텔로 재편하고 계열사인 오라관광에게 운영을 맡겼다. 오라관광은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의 전신이다.

당시 오라관광은 이 회장과 아들이 지분 100%를 소유한 에이플러스디의 호텔브랜드 '글래드' 사용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이 브랜드는 DL그룹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이 회장이 글래드에 대한 브랜드 권리를 에이플러스디로 넘기고, 에이플러스디가 오라관광으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게 하는 식으로 거래를 꾸며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이 회장이 브랜드 계약을 통해 에이플러스디에 부당이득을 몰아줬다는 검찰 주장을 인정했다. 김 판사는 "이 사건의 (브랜드) 수수료는 실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은 부분까지 제공됐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신라스테이와 호텔신라 간 거래관계 등에 비춰봐도 브랜드 사용료 관련 이익제공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이플러스디와 오라관광 사이 거래는 정상 거래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것이 인정된다"며 "대림산업은 에이플러스디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오라관광은 에이플러스디에 유리하게 계약해 이 회장에게 부당이익이 귀속됐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이 사건에 적용된 공정거래법은 부당한 내부거래로 총수 일가가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라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DL그룹과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공정위에서 부과된 과징금을 모두 이행했고 이 회장이 에이플러스디로부터 배당을 받는 등 현실적인 이익을 취한 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