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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는 TSMC, 따라붙는 인텔…코너 몰리는 삼성 파운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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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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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8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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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지각변동의 시작종이 울렸다. 인텔이 차세대 공정·패키징 관련 로드맵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신기술 개발과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의 협업 등을 토대로 3년 내에 2㎚(나노미터) 공정을 실현해 업계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인텔의 참전으로 TSMC와 삼성전자의 '2강 체제'가 깨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 경우 파운드리 시장을 절반가량 차지한 TSMC보다는 점유율이 20%에 못 미치는 삼성전자가 받는 압박감이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최근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연이어 내놓는 TSMC와 다르게,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늦춰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불과 4개월만에 '퀄컴·아마존 유치'…"2나노 시대 가장 먼저 열겠다"


팻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가 26일(미국 현지시간) 인텔의 향후 공정 및 패키징 기술 로드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인텔코리아
팻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가 26일(미국 현지시간) 인텔의 향후 공정 및 패키징 기술 로드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인텔코리아
팻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기술전략 설명회 '인텔 엑셀러레이티드'에서 향후 차세대 공정·패키징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인텔은 옹스트롬(A·1A=0.1나노미터) 단위로 공정을 설명했는데, 2024년부터 20A(2나노미터) 공정에서 제품을 양산하고, 다음해인 2025년에는 18A(1.8나노미터) 공정에서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지 4개월 만이다.

2나노 이하 공정과 관련된 언급은 인텔이 처음이다. TSMC와 삼성전자는 그간 초미세공정 기술에서 5나노, 3나노 공정 관련 언급을 한 적은 있지만, 이보다 나아간 적은 없다. 보다 미세한 공정을 선제적으로 언급하며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퀄컴과 아마존을 최근 고객사로 맞이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TSMC와 삼성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퀄컴과는 2024년 생산 예정인 20A 공정 기술로, 아마존웹서비스에는 패키징 솔루션(칩을 조립하는 공정)을 제공할 예정이라 소개했다. 다만 계약 세부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로드맵 실현을 위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과의 협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ASML로부터 업계 최초로 차세대 장비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EUV 노광장비는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작업에 사용되는데, 기존 장비 14분의 1 수준인 극자외선을 쓰기 때문에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다.

옹스트롬 시대를 열기 위한 혁신 기술로 소개한 '리본펫'도 주목된다. 2011년 핀펫 이후 10년 만에 선보인 기술이다. 리본펫은 세밀한 전류 조정으로 높은 전력효율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TSMC와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적용 예정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와 같다. 산제이 나타라잔 인텔 수석 부사장은 "리본펫이 업계 최초 GAA 트랜지스터라 할 수는 없지만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삼성 '샌드위치' 되나…일각에선 "인텔 계획 실현 어려워"


평택캠퍼스 P2 라인 전경/사진=뉴스1(삼성전자 제공)
평택캠퍼스 P2 라인 전경/사진=뉴스1(삼성전자 제공)
인텔의 메세지에 국내 업계의 긴장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TSMC를 뒤쫓는 데 집중했던 삼성전자는 인텔의 추격도 신경써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순위는 TSMC 55%, 삼성전자 17%다.

현재 인텔은 7나노 생산에도 애를 먹고 있지만 대규모 자본력과 정부의 파격적 혜택을 통해 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힐 것이란 관측이다. 퀄컴과 아마존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IBM 등 미국 기업들도 우군을 자처하고 나선 상황이다. 인텔은 전날 공개한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기술 검증이 어느 정도 끝난 상황"이라며 "연구개발(R&D)과 자본 투자까지 확정했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을 것"이라 자신감을 내비쳤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데에는 인텔이 최근 보인 공격적인 행보도 뒷받침된다. 미국 애리조나에 첨단 팹 2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3월 밝혔고, 최근 EU(유럽연합)과도 유럽 내 공장 건설을 위한 지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4위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한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다. 현실화된다면 시장 진입 시기를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TSMC에 시장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더라도 불안감이 크지 않았던 이유는 양강 체제라는 점과 삼성이 초미세공장에서 TSMC를 바짝 쫓는다는 점 때문이었다"면서 "반도체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한 인텔이 정부 지원을 토대로 시장에 진입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텔이 발표한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시장 인사는 "미세공정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양산에 적용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못박은 시점까지 현실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지원금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인텔은 인상적인 청사진을 내놓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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