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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실적파티, 중기는 고사위기…상생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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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윤 기자
  •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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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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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어닝 서프라이즈'의 경제학 (下)

[편집자주] 역대급, 사상 최고...전자, 화학,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한국 대표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무색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 19 보복 소비와 기술력, 호황 사이클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탄소중립, 4차 산업 혁명 등 산업 대전환기에 있는 만큼 이번 실적 개선을 사업 전환, 미래 시장 개척, 지속 가능성 확보 등을 위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닝서프라이즈' 대기업만 훨훨, 더 그늘진 中企·소상공인


구미국가공단 전경 (구미시 제공) /사진= 뉴스1
구미국가공단 전경 (구미시 제공) /사진= 뉴스1
#디스플레이 부품·장비 중소업체인 T사는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연매출 3000억원 가량의 작지 않은 중소제조업체지만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인한 수요감소와 원자재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 등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소 침체됐던 디스플레이 시장이 회복하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호실적을 기록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T사는 "올해까지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직격탄을 맞은 중견·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드리운 경기침체 그림자는 올해 더욱 짙어졌다. 주요 대기업들이 코로나19 반사이익를 누리면서 빠르게 회복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지만, 낙수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으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기업에 비해 체급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은 코로나19 악재와 각종 규제에도 타격을 입었다. 수직적 원·하청 경제구조가 변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위기가 닥치자 대기업들이 위험을 중소기업으로 떠넘겼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제조 업체들로 구성된 6대 뿌리산업(주조·금형·단조·용접·표면처리·열처리)은 고사위기에 몰렸다. 원자재와 인건비 부담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상승 등 규제도 발목을 잡는다.

인천에서 30년째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표면처리(도금)업체를 운영하는 윤 모대표는 "대기업들 실적이 좋다는 얘기는 들었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납품단가를 올려주지 않는 이상 우리랑은 관련 없는 얘기"라며 "매출액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인건비 때문에 인력도 줄이고 있다. 작년보다 올해가 더 힘들도 매출액이 40~50%는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코로나19 확산 이전 대비 경영상황 결과./자료=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코로나19 확산 이전 대비 경영상황 결과./자료=중소기업중앙회
올해 5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해소방안을 위한 의견조사'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응답은 53.4%에 달했다. 특히 주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 유형으로 '납품단가 후려치기(44%)', '단가 미 인하 시 거래선 변경 압박(10.8%)'으로 나타났다. 피해기업 중 '일방적인 단가인하(68.2%)'를 호소하는 곳이 많았다.

중소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식당이나 노래방 등 소상공인들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 5월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500여명 중 95.6%가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줄었다. 난 1년간 부채가 늘었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81.4%에 달했다. 이들의 평균 부채 증가액은 5132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음식점에 이달 31일까지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사진=이재윤 기자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음식점에 이달 31일까지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사진=이재윤 기자
대·중소기업 등 제조업과 달리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영업여부가 좌우된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방협회 회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때 마다 셧다운(봉쇄조치)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영업을 하면서도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선심성 피해지원금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하루평균 1000명을 넘어서는 등 4차 유행에 접어들면서 소상공인의 경영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으로 "고용원을 줄이고 빚으로 겨우 연명하는 처지에, 거듭되는 영업제한 지속으로 소상공인들은 한계로 내몰리고 있다"며 "매출실종 사태에 처한 소상공인 문제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아달라"고 호소했다.



'적자만 눈덩이'…여행산업 일어설 기미가 없다




대기업은 실적파티, 중기는 고사위기…상생은 어디에

#. 얼마 전 장기 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여행사 직원 A씨는 코로나19(COVID-19)로 곤두박질친 여행업황이 금새 회복될 것이란 기대를 버린 지 오래다. A씨는 "IT 대기업들은 호실적으로 성과급 논의를 한다는데 여행사는 구조조정 얘기가 오간다"며 "솔직히 희망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반도체·가전·IT업종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터트리고 있는 것과 달리 여행·레저업종은 코로나19가 낳은 '실적 양극화' 그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요 산업군 실적반등의 배경인 비대면·펜트업(억눌렸던 소비 폭발) 효과가 여행산업을 비껴가며 산업 생태계가 무너졌고, 업계 종사자들은 오갈 데 없는 막막한 상황에 처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행·호텔·카지노 등 관광업종 전반이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 중추 역할을 했던 여행업이 고사위기다. 증권가 실적 예상치를 종합하면 여행업계 양대산맥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73억원, -49억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68억원, 34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제조업 분야 일개 중소기업 수준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다.

적자폭을 줄인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그러나 영업활동이 동반되지 않은 비용절감이 이끈 회복이란 점에서 의미를 둘 성과는 아니다. 하나투어는 전체 매출의 28% 가량을 차지했던 면세·호텔 사업을 정리하는 등 올해 초 기준 12개 자회사에 대한 청산·지분매각을 완료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달 티마크명동 호텔을 팔았고, 오는 9월 서울 종로구 본사 건물까지 매각할 예정이다.

사업의 근간을 이루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영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외생변수에 취약한 산업 특성 상 팬데믹 리스크가 해결되기 전엔 상품기획에서 모객, 송출로 이어지는 수익활동을 할 수 없다. 실제 여행업계는 연일 오름세를 보이는 주가를 매출이 따라잡지 못하는 구조다.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현실의 괴리가 크단 뜻이다. 하나·모두투어·노랑풍선·참좋은여행 등 주요 여행상장사의 모객 실적은 1년 전과 다름 없이 '제로(0)'에 수렴하고 있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나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등 정치·경제·자연재해 리스크는 해당 지역을 제외하면 영업이 가능했다"며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힌 현재로선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 위기까지 닥쳤다. 하나투어가 지난 3월 전체 직원의 30%에 달하는 8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완료했고 유·무급휴직으로 버티던 모두투어도 지난달 희망퇴직 절차에 착수했다. 사실상 정리해고 수순을 밟기 시작했단 분석이다.

대형 여행사의 위기는 중소·영세 여행업계까지 여파가 미칠 것이란 진단이다. 국내 소규모 여행사들이 대형 여행사의 상품을 중개하거나 모객을 맡는 대리점 역할을 하며 사업을 유지하고 있단 점에서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2분기 여행사업체 수는 직전 분기보다 327개 줄어드는 등 휴·폐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고착화된 실적부진 흐름은 디지털 전환 등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중·장기적 사업전략 부재로 이어질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하나투어가 개별여행(FIT)·모바일 등 글로벌 산업흐름에 맞춰 400억원을 들여 차세대 플랫폼을 내놨지만 추가적인 투자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신규 플랫폼을 선보인 노랑풍선을 제외하면 다른 여행사들은 R&D(연구개발) 투자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산업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려면 최소 2년은 걸릴 것"며 "디지털전환 등 장기적 관점의 사업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는 언감생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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