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좋은데 기름값이 뛰는 바람에...교역조건 석달째 나빠졌다

이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뉴스1

우리나라 교역 조건이 3개월 연속 악화됐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효자품목'이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금액 상승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1년 6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와 수입물량지수는 각각 1년 전보다 15.7%, 11.0% 오른 121.15, 121.96를 기록했다. 10개월 연속 동반 상승세다.


코로나19(COVID-19)의 충격파를 맞은 지난해 대비 기저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수출 물량지수는 2019년 동기 대비 -1.4% 하락했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2015년=100) 상승은 전년 대비 화학제품(-0.8%)의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운송장비(68.7%),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16.1%) 등의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운송장비 부분은 기저효과에 더해 주요국의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SUV(스포츠유틸리티 차)와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관련 부품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금액지수도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농림수산품(-4.7%) 수출이 감소했으나 운송장비(74.0%), 제1차금속제품(60.7%),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29.4%) 등이 증가하며 전년동월대비 40.6%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물량기준으로 27.4%, 금액기준 33.5% 상승해 물량과 금액 모두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입물량지수도 전방산업 호조에 따라 철광석 등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년동월대비로는 11.0% 상승했다. 광산품(19.9%),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2.6%) 등이 증가했다. 수입금액지수도 광산품(97.6%), 제1차금속제품(86.5%) 등이 증가하며 7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는데 상승률로 보면 2010년 6월(51.2%)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7% 하락한 94.66을 기록했다. 이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하는데 상품 100개를 수출한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이 약 94개란 뜻이다. 교역조건지수는 올해 4월 들어 13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1년 전 대비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입가격(26.2%)이 수출가격(21.5%)보다 더 크게 오른 영향을 받았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대비 11.4% 뛰며 1년 1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 지수는 수출금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교역조건지수 하락에도 수출물량지수가 15.7% 오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