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도 임단협 먼저 끝냈는데…3사는 여전히 '안갯속'

현대자동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완성차업계 가운데 가장 먼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했다.협상 초반 노사 갈등 우려에도 협의를 지속하면서 또다시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냈다.


반면 다른 완성차업체들의 임단협은 여전히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기아노조는 교섭 결렬로 쟁의 절차에 나섰고 한국GM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첫 잠정합의안이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임단협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현대차 노조는 28일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56.36%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찬반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만8534명 중 4만2745명이 참여해 2만409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잠정합의안에는 호봉승급부을 포함한 기본급 7만5000원 인상안을 비롯해 △성과급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주간 연속2교대 포인트 20만 포인트(20만원 상당)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지급 등이 포함됐다. 노사는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을 체결해 향후 고용안정에도 뜻을 모았다.

현대차의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은 2009년~2011년에 이어 10년만이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여파로 전격적으로 임금 동결에 합의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 임단협은 초반부터 난항이 예상됐다. 특히 노조가 정년연장 및 해고자 복직 등을 임단협 전제조건으로 내건 데 대해 사측이 수용불가로 맞서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노조가 본격적인 파업을 예고했지만 무분규 타결이 이뤄진 것은 노사가 위기상황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면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아직 해소되지 않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갈등의 불씨였던 정년연장이 최종합의에서 제외된 것도 같은 이유로 지목된다.

쟁의 준비 나선 기아에 한국GM은 잠정합의안 부결…르노삼성 작년 임단협도 못 끝내 현대차와 달리 다른 완성차업체들의 임단협은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기아는 임단협 교섭 결렬로 쟁의 준비 절차에 들어가면서 지난해처럼 파업 현실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영업이익의 30% 성과금, 정년연장 등을 요구한다. 현대차 노조가 처음 꺼내들었던 요구조건과 사실상 동일한 수준이다. 사측은 아직까지 별도의 제시안을 내지 않았다.

기아 노조는 다음달 10일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파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총 14일간 부분 파업을 실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전례를 보면 현대차와 별개로 올해 역시 파업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에서는 가까스로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사가 또다시 교섭을 준비 중이다. 앞서 한국GM 노조가 조합원 76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는 51.1%의 반대로 부결됐다.

한국GM 노사는 8월 초부터 시작되는 여름휴가가 끝난 이후 재협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협상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에도 부분 파업 끝에 약 5개월만인 12월 임단협 타결이 이뤄졌다.

르노삼성의 경우 아직 지난해 임단협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사측이 지난해 적자 상황을 고려해 기본급 동결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여전히 기본급 인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이날 오후부터 다시 임단협 교섭을 지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