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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졸 따라온 아바타가 '성희롱'…무법지대 된 10대들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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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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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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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인기끌며 오남용도 확대…이용자 보호방안 마련해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아바타를 이용한 사이버 성희롱·스토킹 등이 횡행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아바타를 이용한 사이버 성희롱·스토킹 등이 횡행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 20대 박모씨는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사이버 스토킹을 당했다. 한강공원을 구현한 가상공간(맵)에서 남성 아바타가 자신의 아바타를 계속 쫓아온 것이다. 가까이 다가와 하반신을 내미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박씨는 "불편한 마음에 그냥 맵을 나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페토식 스토킹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10대가 당했다면 더 당혹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10대들의 놀이터로 떠오른 제페토에서 성희롱·스토킹 등 사이버폭력이 잇따르고 있다. 제페토는 별도의 본인확인 절차 없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으로 가입할 수 있어 익명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데다,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대상으로 벌어진 사이버폭력은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이용자는 "제페토에서 교제하기로 한 남성 아바타가 '가슴 만질래', '속옷 벗어'라고 계속 이야기하는 등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트위터에 알리기도 했다. 또 아바타는 눕거나 엎드리는 등의 여러 동작을 취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유사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음성 대화 기능으로 상대방에게 성희롱과 폭언을 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제페토는 글로벌 누적가입자 2억명 중 80%가 10대 청소년이다. 가상공간에서 사이버폭력이 발생하는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은 주 이용층이 10대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가상현실 속에서의 잘못된 경험을 오프라인의 사회적 규범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는 "플랫폼에서 불법적인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콘텐츠 삭제 및 계정 일시정지 등의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韓 진출 앞둔 로블록스에선 '알몸 게임' 판쳐…아바타 규제법 필요


/사진=로블록스
/사진=로블록스
가상현실 속 사이버폭력은 비단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MAU(월간활성이용자) 1억5000만명 중 67%가 16세 이하 청소년인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도 알몸 캐릭터끼리 성교하는 선정적 게임과 집단 괴롭힘 게임 등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보니, 회사의 통제를 벗어난 콘텐츠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난 4월엔 영국에서 23세 남성이 로블록스로 7~12세 아동에게 접근,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내 구속되는 사건도 벌어졌다.

제페토도 하반기부터는 이용자가 게임을 직접 만들 수 있게 하는 등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다. 로블록스 사례처럼 회사의 관리감독을 벗어난 콘텐츠가 늘면서 이용자 피해가 급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또 로블록스 역시 최근 한국법인 '로블록스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하며 국내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자 보호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가상현실 속 아바타의 행위를 제재할만한 제도가 없다는 점이다. 아바타를 실제 사람과 동일하게 간주해 현실 속의 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해석이 분명치 않아서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자율규제에만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타버스는 개인 간 상호관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모욕·비하·인신공격과 같은 개인 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요 이용자인 10대에 대한 아동 성범죄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바타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다"며 "아바타가 사적 공간에 들어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거나, 다른 아바타에 폭력적 행동을 하는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제도적·윤리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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