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아닌데"…1조원 규모 보잉777 개조사업 '제동'걸리나

(서울=뉴스1) =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5월 4일 인천공항이 중국, 인도 등 해외 유력 후보지와의 경합 끝에 세계적 화물기 개조 전문기업 이스라엘 IAI사의 B777-300ER 항공기 개조 사업을 담당하는 첫 해외 생산기지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스라엘 벤구리온공항에 위치한 IAI사의 정비시설에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고 있는 모습. (인천공항 제공) 2021.5.4/뉴스1

경남 사천시 의회와 시민단체 등이 2040년까지 약 1조여원의 수출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정비(MRO)사업 투자유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인천공항공사가 보잉777(B777-300ER)항공기 개조사업 투자유치를 한 것을 두고 사천 시민단체가 감사원의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다.

2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경남 사천MRO사업지키기대책위원회는 전날 항공정비사업에 직접 참여하려는 인천공항의 인천국제공항공사법, 한국공항공사법, 공항시설법 등 위반 여부에 대한 공익감사를 요청했다.

대책위원회는 인천공항의 항공MRO사업 진출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단체로 사천소재 항공업체 관계자, 도의원, 시의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책위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지난 5월4일 인천공항공사가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항공정비업체인 샤프테크닉스케이사와 '인천공항 항공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합의각서(MAO)'다.


IAI는 이스라엘 국영 방산기업이자 항공우주산업 전반을 담당하는 종합 항공우주전문 기업이다. 샤프테크닉스케이는 항공MRO 전문기술을 바탕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외국항공사, 화물항공사 등 항공기 정비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항공MRO 기업이다.

두 회사는 인천공항공사 소유 부지에 화물기 개조시설을 조성해 2024년부터 보잉777 화물기를 개조해 수출할 계획이다. 이 경우 인천시는 2024년부터 2040년까지 총 8719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1조340억원의 경제적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책위는 인천공항공사가 설립 목적과 사업범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항공MRO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관련법령 위반이므로 감사원의 공익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법과 정관 상 공사가 지분참여 등 '직접' 항공MRO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부지제공 등을 통한 투자유치는 가능하다.

이는 정부 정책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이기도 하다. 2019년 국토부가 발표한 항공산업육성정책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인근에 약 1600만㎡(약 50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MRO 조성사업을 진행중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는 부지만 제공할 뿐 사업은 IAI와 샤프테크닉스케이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운영하게될 것"이라며 "위법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현재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MRO사업을 할 수 없지만 민간기업이 추진할 때는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 것에 대해 별다른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위법이 아니기 때문에 감사청구 대상이 아니라고 보지만 감사원에서 공익감사 청구를 받아들일 경우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