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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개발·부동산투자…'코로나 구원투수' 국부펀드, 구종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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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가영 기자
  • 세종=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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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3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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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종잣돈 부족한 '대한민국 국부펀드 (下)

[편집자주] 국가도 재테크 시대다. 설령 수출길이 막혀도 국부펀드가 많이 벌면 먹고 살 수 있다. 하지만 노르웨이나 싱가포르처럼 크게 벌기엔 우리나라 국부펀드 KIC(한국투자공사)는 종잣돈이 작다. 좋은 인력을 불러모으기엔 연봉도 낮다. 적게 일해도 많이 버는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찾아본다.


팬데믹에 자국리그로 온 '구원투수'…국부펀드의 '세이브' 방법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세계 각국의 국부펀드(SWF)가 코로나19(COVID-19) 위기 속 자국 경제의 '구원 투수'로 나서고 있다. 해외 투자를 주력으로 해왔지만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후 경제 위기를 맞자 자국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이다. 백신 개발에 직접 나선 곳도 있다.

29일 국부펀드국제포럼(IFSWF)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국부펀드는 자국 기업과 프로젝트에 127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신규 투자했다. 이는 2019년 투자액보다 3배 이상 크다. 올해도 현재까지 국부펀드가 자국 경제에 투자한 금액이 40억3000달러(4조6000억달러)에 달한다. 이미 2019년 전체 투자액에 맞먹는 규모가 투입된 것이다.

전 세계 국부펀드는 수조 달러의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를 대신해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금력이 큰 이들이 어디에 투자하는가에 따라 시장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부펀드의 투자처는 각국이 정한 기준이 따라 상이하다. 투자처에 제약을 받지 않는 국부펀드도 있지만, 대형자금의 공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해외 또는 국내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한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글로벌SWF에 따르면 국내외 투자가 모두 가능한 국부펀드의 경우, 팬데믹 이후 자국 투자 비중이 전체의 44%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팬데믹이 본격 시작된 지난해 3월 이전 3년 동안 국부펀드의 국내 투자 비중은 22%였다. 글로벌SWF는 쿠웨이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등이 국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 개발도 이끈 국부펀드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 홀딩스 /사진=AFP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 홀딩스 /사진=AFP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은 팬데믹 기간 어려움을 겪는 싱가포르항공에 89억달러(약 10조3000억원)를, 터키 국부펀드는 지난해 터키은행과 보험사, 이동통신 사업자 투르크셀 등에 58억달러(약 6조7000억원)를 투자했다.

아일랜드 국부펀드 아일랜드전략투자펀드(ISIF)는 정부가 출범한 팬데믹안정회복기금(PSRF) 20억유로(약 2조7000억원)를 할당했다. PSRF는 25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거나 연 매출이 5000만유로를 초과하는 중소기업 및 대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마련됐다.

러시아에선 국부펀드가 백신 개발 지원에 나서며 직접적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했다. 러시아 국부펀드 RDIF는 코로나19 스푸트니크 백신 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약 2억달러(약 2310억원)를 투자했으며, 이 백신에 대한 해외 판권을 독점적으로 소유한다.

각국 정부는 국부펀드 자금을 인출해 재정에 투입하기도 했다. 칠레 재무부는 지난해 국부펀드 경제사회안정기금(ESSF)에서 41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인출했으며, 올해 60억달러(약 7조원) 이상을 추가 인출할 계획이다. 노르웨이 재무부도 지난해 국부펀드 노르웨이정부연기금(GPFG)에서 340억달러(약 40조원)를 인출했다. 이는 전체 운용 자산의 3%에 달하는 규모다.

IFSWF의 전략 책임자인 빅토리아 바바리는 WSJ에 "전반적으로 국부펀드가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데에서 벗어나 그 가치를 시민에게 보여주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며 "새로운 국부펀드를 기획하는 국가들은 점점 더 국내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이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부펀드, 수익률 묘수…주식·채권 줄이고 부동산·사모 담는다



백신개발·부동산투자…'코로나 구원투수' 국부펀드, 구종 늘린다
"한국투자공사(KIC)의 대체자산 투자 비중을 2027년 25%까지 늘리겠다."

진승호 KIC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10대 국부펀드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핵심 전략 중 하나로 대체자산 투자 확대를 제시했다.

대체자산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모주식펀드·부동산·인프라·헤지펀드가 대표적이다. 세계 유수의 국부펀드들은 '리스크(위험) 분산'과 '장기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KIC의 전체 운용자산 가운데 전통자산 투자가 84.7%, 대체투자가 나머지 15.3%를 차지했다. KIC는 2009년 처음 대체투자를 시작한 이래 꾸준히 규모를 늘려왔고, 지난해 말까지 대체투자에서 연환산 수익률(최초 투자 이후 2020년까지 기준) 7.7%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중국이나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대체투자에 소극적이라고 평가할만 하다. 1조457억달러(약 1200조원)을 굴리는 운용자산 세계 2위 국부펀드인 중국 CIC의 사례가 가장 적극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CIC의 대체투자 비중은 2009년 말 6%에 불과했지만 헤지펀드·사모주식펀드 투자 확대로 2010년 말 비중이 21%로 급증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CIC의 대체투자 비중은 42.2%까지 높아졌는데, 같은 해 해외투자 수익률은 17.4%를 기록하며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기록됐다.

세계 6위, 7위인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운용자산 4844억달러)과 GIC(4532억달러) 역시 공격적으로 대체투자에 나서고 있다. GIC는 지난해 기준 대체투자 비중이 부동산 7%, 사모주식펀드 13%로 총 20%에 달했다. GIC는 대체투자 정책 비중을 부동산 9~13%, 사모주식펀드 11~15%로 설정해 총 28%까지 대체투자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테마섹은 사모주식펀드·부동산·인프라 등 대체자산 투자를 위한 별도 자회사까지 만들었다.

세계 1위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NBIM(운용자산 1조2894억달러)은 지난해 기준 전통자산 비중이 97.5%(주식 72.8%, 채권 24.7%)에 달하고 대체투자 비중은 2.5%(부동산)에 불과하다. 그러나 NBIM도 올해부터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에 최대 2% 투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대체투자에 적극적로 나서기 시작했다.

KIC는 세계 유수 국부펀드들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크해 대체투자의 비중과 수익률을 꾸준히 높여간다는 목표다. 진승호 사장은 최근 발간한 KIC 연차보고서에서 "우량 대체자산의 투자 기회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등 자산군별 투자역량 제고에 힘쓰겠다"며 "특히 올해 개소한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중심으로 북미 서부지역 벤처, 기술투자를 확대하는 등 투자 패러다임의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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