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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북한 연결도로 만든다고..'붕괴' 위험에도 공사 강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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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윤영 기자
  •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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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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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서울 고속도로 온수터널 항동지구 통과 구간 전경. /사진제공=서서울고속도로
광명~서울 고속도로 온수터널 항동지구 통과 구간 전경. /사진제공=서서울고속도로
정부가 2018년 사업을 승인한 광명~서울고속도로 구간 중 온수터널 공사 관련, 지반 붕괴 위험이 있다는 검토 보고서가 뒤늦게 공개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초·중고교와 일부 아파트가 있는 곳에 터널공사를 진행하는 것인데, 이같은 위험을 알면서도 정부가 공사를 승인해줬다며 분통을 터트린다. 하지만 정부는 10여 년 전 계획된 사업으로 향후 평양까지 이어지는 남북협력 핵심 노선이라는 이유로 사업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년 만에 공개된 검토보고서엔…'지반 붕괴 위험' 지적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수터널 공사가 이뤄지는 서울 구로구 항동지구 주민들은 정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광명~서울 간 민자고속도로(온수터널 구간) 지반·지하수 조사 종합 검토의견서'를 받았다. 의견서는 구로구갑 지역구인 이인영 국회의원실 요구에 따라 토목 전문가들이 지반 안정성을 검토한 보고서다. 2년 전 이뤄진 것이지만 최근에야 주민들에게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의견서에서 조사결과 우선 '단층파쇄대'가 확인돼 터널 붕괴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터널설계를 보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층파쇄대는 암석이 잘게 부서진 곳으로 침식·붕괴가 빠르게 진행되며 토목공사 시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만큼 지반이 약하다는 의미다.

이어 인근에 항동저수지와 역곡천이 있어 지하수가 과다 유출되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역시 지반 붕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같은 이유로 수직구 위치는 이전을 하거나 보완설계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직구는 터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사를 옮기고 화재 등 비상상황 시 지상으로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항동지구 중심지, 특히 학생들이 오가는 통학로에 아파트 한동 크기의 구멍을 뚫고 4~7층 높이의 움막을 설치하게 돼 위험성이 크다는 게 주민들의 입장이다.
'광명~서울 간 민자고속도로(온수터널 구간) 지반·지하수 조사 종합 검토의견서'에 나온 지하수 분포와 흐름 특성 조사 결과. 항동저수지 흐름에 따라 단층 파쇄대, 암반 파쇄대가 확인된다. /사진=항동주민연합
'광명~서울 간 민자고속도로(온수터널 구간) 지반·지하수 조사 종합 검토의견서'에 나온 지하수 분포와 흐름 특성 조사 결과. 항동저수지 흐름에 따라 단층 파쇄대, 암반 파쇄대가 확인된다. /사진=항동주민연합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수직구를 뚫는 곳에 항동저수지 방향으로 단층대(파쇄대)가 지나간다"며 "이 단층대에는 물만 오가는 게 아니라 모래도 같이 끌고 와 싱크홀이나 지반침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정부나 시행업체가 이같은 위험성을 알고도 공사를 승인해준 것이라고 본다. 하성우 항동주민연합 대표는 "도심 한복판에 수백미터에 달하는 수직고를 설치한 유례가 없는데도, 위험성을 이제서야 고지했다"며 "더군다나 어린이보호구역이어서 주민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보완해서 하면 된다는 말만 반복한다"며 "하도 답답해서 어떻게 진행하는 건지 주민설명회를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그마저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평양과 연결하는 남북축 도로망 핵심 구간으로 '원안 적용' 해야…"주민과 소통 중"


국토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의견서에서 국토부와 시행업체는 노선철회나 노선변경, 수직구 위치 변경 등과 관련 원안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선과 관련해서는 남북축 국가간선도로망(익산~평양 연계노선) 구간으로 남북 경제교류협역 등에 필수적인 도로인데다, 이미 운영 중인 구간(수원~광명, 서울~문산)을 연결해 수도권 교통문제 해소 역할을 담당하므로 철회시 고속도로 단절 등 막대한 국가적 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의견서는 공사하는 데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일부 수직구 위치에 파쇄대가 나왔으니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질 여건에 따라 보완이 필요하다는 정도의 내용인 것으로 안다"며 "이런 내용은 반영이 다 됐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으로 의무화한 주민설명회 절차를 모두 밟았다"라며 "사업 자체가 10년 넘게 진행돼 왔기 때문에 나중에 입주한 주민들이 설명을 모두 들었느냐는 다른 문제"라고 했다. 그럼에도 담당인 서울국토관리청과 시행업체 측에서 주민들와 계속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주민들은 주민을 대표하지 않는 사람들로 구성된 주민협의체를 만들었다고 반박한다. 하성우 주민대표는 "주민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협의체를 만들어두고 대화했다고 주장한다"며 "최소한 학부모회 대상으로라도 설명회를 하라고 요구했지만 협의체에서만 대화하겠다며 거부한다"고 했다.



전문가들 "상세한 정보 공개해 주민과 소통·설득해야"


'광명~서울 간 민자고속도로(온수터널 구간) 지반·지하수 조사 종합 검토의견서'에 나온 지층분포 특성 조사 결과. /사진=항동주민연합
'광명~서울 간 민자고속도로(온수터널 구간) 지반·지하수 조사 종합 검토의견서'에 나온 지층분포 특성 조사 결과. /사진=항동주민연합
전문가들은 토목공사는 안전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주민들과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찬우 터널학회 회장은 "터널공사 자체가 위험성이 높다보니, 위험 요소를 제대로 파악해 그에 맞춰 공법을 사용하면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이라며 "하지만 공사 설계 내용 등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전문가 토론, 주민 설득 과정 없이 공사를 강행하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대로라면 공사 위험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창근 교수도 "설령 법적 기준을 준수했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 봤을 때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하지만 안전성을 검토할 수 있을 만큼 시공업체 측이 자료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공사 자체는 승인이 난 상황이지만 구청 수직구 건축 심의 절차는 아직 남아있다. 이 심의까지 완료되면 곧바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김희서 구로구의원은 "고속도로 공사 자체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수직구 문제 만큼은 설치 등에 위험성이 있는 만큼 시간과 비용이 더 필요하더라도 해결하고 가자는 것"이라며 "수직구 시설물 설치 허가 관련 건축 심의 단계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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