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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컷'이 뭐 어때서…올림픽 3관왕, 실력으로 '혐오'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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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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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31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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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안산이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양궁 안산이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안산 선수(20)가 숏컷 헤어스타일을 휘날리며 최초로 올림픽 양궁 3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30일 안산 선수는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옐레나 오시포바를 슛오프 끝에 세트스코어 6-5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양궁사에서 3관왕을 차지한 선수는 안산 선수가 처음이다. 그동안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남녀 각 2종목)만 열렸는데 이번 도쿄 대회부터 혼성단체전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 기간 내내 마음 고생을 해야했다. 일부 남성 누리꾼들이 그의 짧은 헤어스타일 등을 두고 '페미니스트'라고 규정하며 황당한 비판을 쏟아내서다.


여대+숏컷=페미?…그게 뭐 어때서


최근 일부 남성 누리꾼들은 안산 선수가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했다. 그가 숏컷 헤어스타일을 하고 광주여대에 재학중이라는 점, '웅앵웅' '오조오억' 등 일부 여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쓴 적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들은 "여대에 숏컷. 페미 조건을 갖췄다" "여대 출신 숏컷은 90% 이상 확률로 페미다. 페미 아닌 경우는 극소수"라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펼쳤다.

페미니스트라는 규정도 누리꾼 멋대로였지만, 그것을 명분으로 무분별한 비난도 일삼았다. 급기야 안산 선수 개인 인스타그램에 "왜 머리를 자르냐"는 등의 무례한 질문과 악플을 달며 금메달을 반납하라는 공세를 했다.

안산 선수는 짧은 헤어스타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그게 편하니까"라고 밝혔지만, 무분별한 추측과 비난이 이어지자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DM은 확인하지 않겠다"고 글을 남겼다.


여성_숏컷_캠페인...여성들의 반격


사진=신체심리학자 한지영씨 트위터
사진=신체심리학자 한지영씨 트위터
금메달을 딴 선수가 때아닌 숏컷 논란에 휘말리자 신체심리학자 한지영씨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여성 국대 선수 헤어스타일로 사상 검증이라"며 "우리 여성선수 선전을 기원하며 #여성_숏컷_캠페인 어떤가요. 바야흐로 숏컷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글을 남겨 캠페인을 제안했다.

캠페인은 하루 만에 6000명 이상이 참여할 정도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숏컷 헤어스타일을 인증하며 안산 선수를 향한 응원을 보냈다.

안산 선수 보호 포스터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안산 선수 보호 포스터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양궁협회 홈페이지 링크와 전화번호가 담긴 포스터가 온라인상에 퍼지기도 했다. 포스터엔 양궁협회를 향해 △선수를 사과하게 하지말라 △절대 반응해주지 말라 △도를 넘는 비난에 대해 강경하게 선수를 보호해 달라 등의 요구를 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양궁협회 홈페이지에는 '안산 선수를 지켜달라'는 글이 쇄도했다.

이밖에도 안산 선수를 향한 비방과 모욕을 캡처해 PDF를 보낼 이메일 주소, 응원할 인스타그램 주소 등이 공유됐다.


"너무 열이 받는다" "숏컷은 자유" 유명인들도 동참


왼쪽부터 배우 구혜선, 방송인 김경란, 정의당 의원 류호정, 심상정/사진=구혜선 인스타그램, 김경란 인스타그램, 류호정 페이스북, 심상정 인스타그램
왼쪽부터 배우 구혜선, 방송인 김경란, 정의당 의원 류호정, 심상정/사진=구혜선 인스타그램, 김경란 인스타그램, 류호정 페이스북, 심상정 인스타그램
정치인과 방송인들도 안산 선수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28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페미 같은 모습이란 건 없다. 우리는 허락받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같은 당 심상정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그 단호한 눈빛으로 세상의 모든 편견을 뚫어버리라"며 "안산 선수의 당당한 숏컷 라인에 함께 서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배우 구혜선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과거 숏컷 사진을 게재하며 "숏컷은 자유, "우리는 모두 '자유'다"라는 글을 남겼으며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경란도 "너무 열이 받아서 올려본다. 숏컷이 왜?"라고 분노했다.

남성 연예인도 가세했다. 영화 '곡성'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 김기천은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숏X이 세상을 망친다"라는 글을 올린데 이어 붉은색 고추 사진을 게재했다. 숏X은 남성들의 성기를 비하하는 단어로, 숏컷을 두고 페미니스트라고 규정한 남성 누리꾼들을 저격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현재 이 계정은 중지됐다.


"이거 2021년 맞죠?" 해외서도 깜짝



사진=BBC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BBC 인스타그램 캡처
외신들도 안산 선수를 향한 공격을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BBC는 인스타그램에 '한국의 궁수 안산 선수가 짧은 헤어 스타일 때문에 안티 페미니스트들로부터 온라인 공격받고 있다'는 내용의 포스팅을 게재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해외 누리꾼들은 경악했다. 이들은 "이거 2021년 일 맞느냐" "몇 년도에 살고 있는거냐" "농담하지 말라" "그녀는 잘못한게 없다" "헤어스타일 잘어울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통신 역시 안산에 대한 공격을 "온라인 학대"라고 칭하며 일부 젊은 한국 남성들 사이에 퍼진 안티 페미니즘 정서가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서울지부 객원 기자인 켈리 카술리스 조는 자신의 트위터에 "마치 일베(극우보수 커뮤니티)와 같다"고 지적했다.


여가부 "여성 혐오 멈춰라"…정의선은 응원 문자


안산 선수를 향한 도넘은 혐오가 계속되자 여성가족부는 30일 출입기자들에게 '최근 스포츠계와 정치 영역 등에서 제기되는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문자로 배포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성 혐오적 표현이나 인권 침해적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여성 혐오 행위를 멈출 것을 촉구했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은 개인전 경기를 앞둔 안산 선수에게 직접 전화해 격려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정 회장이) 안산 선수에게 격려 전화를 하고 싶은데 괜찮겠냐고 나에게 문자를 주셨다"며 "선수가 더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까 상황을 먼저 파악해 보셨다. 감독에게도 의견을 확인한 것으로 안다. 회장님께서 안산 선수에게 전화해 격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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