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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오세훈의 '본캐'와 '부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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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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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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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이른바 '부캐(부캐릭터)' 전성시대다. 방송인 유재석은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트로트 가수 '유산슬', 음악 프로듀서 '유야호'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수 이효리, 개그우먼 김신영 등도 각각 '린다지' '다비 이모'라는 부캐를 만들어 큰 인기를 누렸다.

부캐는 말 그대로 두 번째 캐릭터를 뜻한다. 원래 용어는 온라인 게임에서 만들어졌다. 게임 이용자는 본래 계정에서 사용하던 캐릭터(본캐릭터) 외에 다채롭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 부캐를 만든다. 게임 용어 부캐는 이제 일상용어로 자리 잡았다. 일각에서는 '부캐'가 '본캐'를 앞서가는 시대가 됐다고도 본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일맥상통'하다. 오 시장은 야권 대선 후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시청을 다녀갔다. 10년 만에 서울시장 탈환에 성공한 오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계산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오 시장에 대해 "4·7 재보선에서 야권 단일화로 최고위직 선출직에 당선됐다"라며 치켜세웠다.

서울시장은 대단한 자리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수장이다. 시도지사 가운데 유일하게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 국무회의에도 참석한다. 서울시 한 해 예산은 40조원이 넘고 공무원만 1만7000여명이다. 서울시 조직은 정부 행정조직의 축소판이다. 통일, 국방을 빼고 거의 모든 행정부처 기능이 있다. 막강한 위상을 가진 '소통령'이라 불리는 이유이다.

오 시장의 본캐는 무엇일까. 본인 스스로 누누이 시장 재선 의지를 밝힌 만큼 '서울시장'이 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 시장은 '유능한 행정가'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서울은 코로나19(COVID-19) 비상사태다. 서울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00명대 안팎을 기록하는 등 본격화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태풍의 눈'이다. 그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시청 본관 앞 서울광장엔 5개월 만에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가 재설치됐다. 저녁 모임 2인 이하 제한 등 정부의 4단계 방역 조치로 자영업자들의 고통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첫날부터 능숙하게'가 4·7 재보선 후보 시절 오 시장의 슬로건이다. 과거 서울시장 이력을 무기로 삼은 것이다. 서울시민들이 압도적으로 그를 선택한 이유다. 임기가 짧은 만큼 업무를 바로 시작해 시정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2개월 남짓의 임기인 오 시장이 가지고 있는 부캐(정치인)를 잠시 접어두고 시정에 집중해달라는 바람도 여전하다.

"유재석은 본캐와 부캐를 명확하게 구분하더라" 한 광고업계 인사가 전한 말이다. 물론 연예인과 서울시장이 같을 수는 없다. 태생적으로 '대권을 꿈꾸는 노련한 정치인'이라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오 시장은 정치적 공세에 시달려야 한다. 하지만 본캐와 부캐가 불협화음이 일어나면 본심과 다르게 본캐가 호도될 수 있다. 일단 지금은 오 시장이 행정가로서의 '본캐'에 더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부캐'인 정치인으로서의 오세훈도 더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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