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에너지 차관' 4년만에 부활…실장님들 '3파전'

사진=뉴시스

정부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에너지 차관직(제2차관)을 4년만에 부활시키고, 2관 4과를 신설했다. 신임 에너지 차관 후보로는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과 강경성 산업정책실장, 장영진 산업혁신정책실장을 중심으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임춘택 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도 거론된다.

정부는 3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산업통상자원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다. 오는 9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새로 생기는 에너지 차관을 중심으로 2050년 탄소중립 실현과 수소경제 확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산업부 에너지 차관 신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에너지 전환 정책이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산업부에 에너지 전담 차관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기존 1차관과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을 포함해 3차관 체제를 갖추게 됐다. 산업부에 2차관 직제가 생기는 것은 약 4년만이다. 산업부는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5년 복수차관제가 시행되면서 제2차관직을 신설했다. 이후 유지되다 이번 정부 들어 제2차관 직제가 사라지고 통상업무를 전담하는 통상교섭본부(차관급)가 신설됐다.

신임 에너지 차관 후보로는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과 강경성 산업정책실장, 장영진 산업혁신정책실장 등이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임춘택 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등 외부인사도 유력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주 실장은 현재 산업부에서 에너지 정책 전반을 이끌고 있어 새 조직을 무리없이 안착시킬 수 있는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행정고시 37회인 주 실장은 산업부 내에서 에너지분야는 물론 산업분야에서도 두루 경력을 쌓았다. 강 실장은 기술고시 29회로 산업정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탄소중립이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만큼 탈탄소와 산업육성을 조화시킬 수 있다는 평이다. 원전산업정책관 등을 지내 에너지 관련 전문성도 충분하다. 장 실장도 행시 35회로 에너지자원정책관, 가스산업과장 등을 지낸 에너지통이다. 현장에서 산업정책을 수행해 탄소중립 추진과 관련한 지역·기업들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임 전 원장 등 에너지분야를 담당하는 교수 등 외부인사를 발탁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차기정권 출범이후 산업부 에너지부문을 떼어내 환경부와 합친 기후에너지부가 출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이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외부인사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에너지 차관 산하 부서로는 2관 4과를 신설하고 27명을 보강한다. 2관은 전력혁신정책관과 수소경제정책관, 4과는 전력계통혁신과, 재생에너지보급과, 수소산업과, 원전지역협력과 등이다.

전력혁신정책관은 전력수급 믹스 마련과 에너지신산업 육성, 전력계통망 투자 등 전력산업의 전반적 혁신업무를 담당한다. 수소경제정책관은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제도개선, 수소생산·공급·유통·활용 등과 관련된 업무를 맡는다.

전력계통혁신과는 전력인프라 확충, 재생에너지보급과는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지원 등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산업과는 청정수소 생산과 수소전문기업 육성, 수소 수급관리 등을 담당한다. 원전지역협력과는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과의 상생협력, 원전 안전관리 등을 맡는다.

또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에너지정책 수행을 위해 에너지자원실을 에너지산업실로, 한시조직인 신재생에너지정책단을 재생에너지정책관으로 개편한다. 자원산업정책관과 원전산업정책관은 각각 자원산업정책국, 원전산업정책국으로 재편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탄소중립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새로운 국제질서"라며 "산업부는 이번 에너지 차관신설과 관련 조직, 인력 보강을 통해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시스템 혁신을 가속화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수소 등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