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20%↑ 달걀값 57%↑...물가 넉달째 2%대 뜀박질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1.8.2/뉴스1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2.6% 오르며 넉달째 2%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상악화에 따른 농작물 작황 부진, 산란계 감소 여파로 농축산물 가격이 10% 가까이 오르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이 약 20% 뛴 영향이 컸다. 정부는 앞으로 기저효과 완화로 물가 오름폭이 점차 작아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기상여건 악화, 국제유가 상승 등을 위험요인으로 지적했다.
마늘 46%↑...장바구니 물가 '쑥'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통계청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2.6%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크게 오른 품목은 농축수산물 중 계란이 57%, 공업제품 중 휘발유가 19.3%, 경유가 21.9% 각각 올랐다. 2021.8.3/뉴스1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1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로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0.6%, 2월 1.1%, 3월 1.5%를 보이다 4월 2.3%를 기록하며 2%대로 올라섰다. 5월 2.6%를 기록하며 9년 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한 이후 6월 2.4%로 낮아졌다가 7월에 상승률이 다시 5월 수준으로 복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이상 연속으로 2%대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5월(5개월 연속) 이후 처음이다.

7월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9.6% 상승해 전체 물가를 0.76%포인트 끌어올렸다. 기상악화로 인한 농작물 작황 부진,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산란계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달걀(57.0%), 마늘(45.9%), 고춧가루(34.4%), 참외(20.3%) 등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달걀 가격 상승폭은 2017년 7월 64.8% 기록 후 가장 높았다.

개인서비스는 2.7% 상승해 전체물가를 0.87%포인트 높였다. 세부적으로 공동주택관리비가 6.2%, 보험서비스료가 9.6% 상승했다. 외식비는 전년동월대비 2.5% 뛰었는데 이는 농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재료비가 올랐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도 전년동월대비 19.7% 오르며 전체물가를 0.76%포인트 끌어올렸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각각 19.3%, 21.9% 뛰었다.


집세는 전년동월대비 1.4% 상승했다. 집세는 2017년 11월 1.4% 오른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로 구분해 보면 각각 2.0%, 0.8% 올랐다. 전세는 2018년 2월 2.1%를 기록한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아울러 전기·수도·가스비도 전년동월 대비 0.3% 오르며 상승으로 전환했다.

물가의 근원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7% 상승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2% 올랐다.

정부 "물가 관리에 정책역량 집중"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의 모습. 2021.07.21. [email protected]

기획재정부는 7월 소비자물가에 대해 "6월과 마찬가지로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이 물가 상승의 상당부분을 설명한다"고 밝혔다. 폭염 등 기상악화,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의 협의체) 합의 지연에 따른 유가상승 지속 등 리스크 요인 현실화로 공급측 요인이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가 6월과 유사했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향후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완화로 오름폭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7월 104.9, 8월 105.5, 9월 106.2로 점차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폭염·태풍 등 기상여건 악화,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등 상방 리스크가 있고, 코로나19(COVID-19) 확산세 영향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안정적 물가 관리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서민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추석 전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명절 성수품 공급물량을 예년보다 확대하기 위해 농산물 비축·방출, 축산물 출하물량 확대 및 수입에 나선다. 특히 달걀은 살처분 보상금 신속 지급, 수입물량 확대, 대형마트 등을 통한 소비자 직접판매 확대로 가격 조기 인하를 유도한다.

기재부는 "물가관계차관회의 중심으로 가격과 수급동향, 불안 요인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계란, 소·돼지고기 등 주요 품목에 대해선 관계부처 합동으로 일일 수급점검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