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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서 실기 않겠다"···SK이노, 배터리 분사 서두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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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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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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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일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 연단에 선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사진=SK이노베이션
지난 7월1일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 연단에 선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사진=SK이노베이션
'알았지만 빠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에 대한 일부 시장의 평가다.

4일 SK이노베이션 (251,500원 상승2500 1.0%)은 전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 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물적 분할로 오는 9월16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10월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할은 이미 예고됐던 일이다. 당장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말 LG화학으로부터 분사해 올 해 하반기 중 상장을 앞두고 있다. 급속도로 팽창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려면 분사와 상장을 통한 재원 마련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일찌감치 SK 그룹 내에서 에너지 지주회사격으로 자리잡아 SK종합화학, SK에너지 등을 사업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었다. 올해 5월 코스피에 상장한 SKIET도 상장 직전 SK이노베이션이 지분을 90% 보유한 자회사였다. 이같은 선례를 감안할 때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키워 물적분할해 자회사로 두는 방안 역시 예상이 가능했다.

시장에 공식 신호도 있었다. 지난달 1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비롯해 경영진이 총출동한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회사 측은 "성장의 축을 기존 석유·화학 중심에서 배터리 중심으로 전면 이동하겠다"며 "배터리 사업과 함께 석유개발사업(E&P)에 대해 분할을 검토중"이라 밝혔었다.

예상됐고 예고됐던 일이라 하나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여전히 적자다. 올해 2분기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에서 979억원 어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이 '흑자구도'에 어느 정도 안착한 뒤 분사와 같은 중대 결정을 내릴 것이란 예상을 깬 것이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분할 결정의 목적은 투자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을 때 적시에 조달 방안을 실행키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분할의 목적이 시장에 적기 대응을 위한 빠르고 효율적인 투자재원 확보란 점이 명확한 이상, 시간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완성차 업계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거인 CATL이 이미 조단위 투자금을 싸들고 배터리 생산능력 확장에 뛰어들었다는 점 역시 기존 배터리사들로 하여금 1분 1초도 지체할 수 없게 한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서 적자폭을 크게 줄여나가고 있단 점은 고무적이다. 올 2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1767억원) 대비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손실폭이 줄었다. 현대차 아이오닉5 양산 공급에 따른 판매량 증가 및 신규 가동 공장 조기안정화에 따른 효과다. 향후 실적 개선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쩐의 전쟁서 실기 않겠다"···SK이노, 배터리 분사 서두른 이유

실제 SK이노베이션이 이미 '1테라와트+알파' 규모의 수주 잔고를 갖추고 있단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이 가장 적확한 때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밝힌 수주 잔고는 금액으로 환산시 약 13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CATL, LG에너지솔루션에 이은 글로벌 배터리 업계 3위에 해당하는 지위다.

아울러 최근 미국 포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하는 등 SK 배터리 사업이 다방면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즉시 최대한의 투자 재원을 끌어모아 발빠르게 시장에 대응해 나가는 것은 중요하다.

실제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가는 중이다. 올해 6월 한달만 놓고보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전년 동기 대비 189.7% 늘어난 1.4GWh를 기록했다. 순위도 5위로 올라섰다. 이같은 성장률은 같은 달 CATL(175.0%), LG에너지솔루션(133.4%), 삼성SDI(107.7%)를 앞지른다.

성장세를 감안해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2025년 이후 한 자릿 수 후반대 높은 영업이익률 달성을 자신했다. 뿐만 아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카, 로봇 등 새로운 배터리 적용 시장 확장도 이번에 공식화했다.

단 SK이노베이션은 투자 재원 모집에 대한 구체적 시기, 방법,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처럼 상장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배터리 사업 외에도 E&P 사업분사 계획도 밝혔다. '카본(탄소)을 그린으로'라는 그린 혁신 전략을 실행키 위한 방안이다. 이번 분할을 통해 E&P 사업이 오랜 기간 축적해온 석유개발 사업 경험 및 역량을 활용해 탄소 발생 최소화를 목표로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분할 결정은 각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구조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그린 성장 전략을 완성시켜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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