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물적분할, 실보다 득이 더 많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준 총괄사장을 비롯한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지난 2017년 혁신 방향 제시와 2019년 혁신 실행 전략 발표에 이은 세 번째 행사로 이번엔 혁신 완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2021.7.1/뉴스1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일 SK이노베이션 (110,000원 ▲1,600 +1.48%)의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에 대해 "배터리 부문 흑자 전환에 대한 확신"이라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은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며 "원래 내년 초부터 배터리 부문 흑자전환이 예상됐는데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이번 물적분할이 배터리 부문 성장을 가속화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배터리 사업은 분할 이후 상장해 자금이 들어온다면 좀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다"며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목표는 LG화학 수준을 따라잡는 것이 목표인데, 추격할 동력이 확보된다면 사업 성장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사업 진출 등 포트폴리오 재편 가능성도 주목할 만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분할 이후에는 SK이노베이션에 4000억~5000억원의 현금이 쌓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연구원은 "배터리 및 석유 사업을 자회사로 내려버리면 결국 SK이노베이션 자체에서도 리사이클링·양극재·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 관련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측은 신규 사업으로 BMR(폐배터리 재활용) 등 친환경 미래 사업을 언급해왔다. SK이노베이션 측에 따르면 향후 확보 가능한 폐배터리 등 양을 고려해 오는 2025년 6만톤의 생산능력 확보가 전망된다.

지분 가치 희석 우려와 관련해서는 지분 희석으로 인한 '실(失)'보다 사업 성장으로 인한 '득(得)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배터리 사업의 지분율이 줄어드는 지분가치 희석보다 추가 자금 조달로 인한 배터리 부문의 성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과 E&P(석유개발·Exploration&Production) 사업을 각각 분할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후 오는 10월 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을 각각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같은 방향성은 지난달 1일 김준 총괄사장이 SK이노베이션의 스토리데이에서 밝힌 바 있다.

두 사업의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각각 갖게 되며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신설되는 회사로 각각 이전된다.

이 시각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일 대비 9000원(3.56%) 하락한 24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주가는 7% 넘게 빠졌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