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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박수친 터키의 품격, 대한민국도 울었다 '풀세트 불패의 기적'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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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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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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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대한민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4일 오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대한민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패배 후 한국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쳐주는 한국 선수들. /AFPBBNews=뉴스1
패배 후 한국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쳐주는 한국 선수들. /AFPBBNews=뉴스1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 2020 도쿄 올림픽 한국(세계랭킹 13위, 승리 후 11위)과 터키(세계랭킹 4위)의 8강전.

운명의 5세트. 점수는 9-9 동점이었다.

붉은머리 염색을 한 터키 에브라르 카라쿠르트(21)의 강서브가 한국 코트 안에 꽂혔다. 도쿄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시속 73km의 스핀까지 먹은 스파이크 서브였다. 점수는 9-10 터키의 리드. 카라쿠르트가 또 서브를 넣는 건 한국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를 끊어낸 에이스가 있었으니 바로 '월드클래스' 김연경이었다. 다음 공격서 무려 카라쿠르트의 시속 88km 짜리 서브가 한국으로 향했다. 이날 터키의 최고 속도 강서브였다. 하지만 이를 김연경이 안정적으로 리시브했고, 세터 염혜선의 토스를 김연경이 스파이크로 마무리했다. 카라쿠르트의 강력한 서브 부담에서 벗어난 순간이었다.

이후 김연경의 원맨쇼가 펼쳐졌다. 박은진의 서브에 터키 리시브가 흔들리는 틈을 타 김연경이 2연속 다이렉트 공격을 성공시켰다. 김연경은 계속해서 "집중해"를 외쳤다. 이어 터키의 범실로 13-10 리드. 상대 스파이크로 1점을 내줬으나, 이내 김연경이 상대 코트에 공을 우겨넣으며 게임 스코어 14-11을 만들었다. 이제 승리까지 남은 점수는 단 1점. 그러나 세계랭킹 4위 터키는 강했다. 14-13까지 끈질지게 따라붙었다. 터키 선수들은 점수를 낼 때마다 더욱 큰 함성을 내질렀다. 몇몇 선수는 아직 경기가 진행 중인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때 한국이 마지막 작전 타임을 불렀다. 선수들은 "하나만, 하나만"을 크게 외쳤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있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김연경이 사령탑이었다. 김연경은 "원(1인) 블로킹이면 때려. 차분하게, 차분하게 하나야. 하나 돌리자고. 하나. 천천히"라고 선수들을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승리가 눈앞에 있었지만 그는 냉정했다.

'월클' 김연경의 한 마디에 선수들이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상대 서브에 이은 한국의 공격이 한 차례 막혔다. 하지만 더 이상의 터키 차례는 없었다. 양효진의 리시브가 네트 쪽으로 붙었으나, 이 어려운 공을 염혜선 세터가 잘 띄웠다. 그리고 김연경이 강력한 스파이크를 터키 코트에 꽂아버렸다. 15-13, 경기 종료. 2시간 17분의 혈투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4강 진출 확정 순간,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사진=뉴스1
4강 진출 확정 순간,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사진=뉴스1
한국 선수들은 모두 코트로 달려나온 뒤 서로를 얼싸안으며 방방 뛰기 시작했다. 몇몇 선수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 순간 터키 선수들도 패배가 믿기지 않는 듯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김연경을 한국 동료를 한 명, 한 명씩 안아줬다. 이윽고 양 팀 선수들이 경기 후 인사를 나누기 위해 도열했다. 터키 선수들은 분패한 와중에도 눈물을 흘린 채 한국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한국 팀을 향한 진정한 존중이 묻어나오는 품격 있는 박수였다. 이에 한국 선수들도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터키 매체 사바스포르에 따르면 경기 후 '적장' 구데티 감독은 "한국과 김연경은 우리 생각보다 좋은 경기를 했다. 김연경이 중심인 한국은 늘 예상을 뛰어넘는 힘을 보여준다. 그들은 4강에 오르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최근 터키는 남부 안탈리아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 있다. 이날 터키 선수들이 패배 후 눈물을 많이 흘린 이유이기도 했다. 구데티 감독은 "큰 재앙이 닥친 터키 국민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터키 선수들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들의 눈물이 증명해준다"고 격려했다.

이날 한국은 홀로 28득점을 터트린 김연경만 활약한 게 아니었다. '클러치박' 박정아는 16득점, 양효진은 11득점 6블로킹, 김희진은 9득점 3블로킹으로 각각 분투했다. 여기에 순간순간 교체로 들어간 정지윤이 4득점을 올리며 제몫을 다했다. 팀 내 최다인 16개의 디그를 기록한 김연경과 리베로 오지영의 15디그도 빛났다.

무엇보다 한국은 예선부터 풀세트만 돌입하면 무조건 승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브라질과 세르비아에 각각 0-3으로 패하긴 했다. 하지만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5세트서 15-12로 승리했고, 일본전에서는 역시 5세트서 듀스 끝에 16-14로 승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번 터키전까지. 풀세트 불패의 공식은 계속되고 있다. 도대체 이런 끈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김연경이 경기 중에 수없이 외치는 '집중력',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집념'과 '투지'가 한국을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 아닐까. 이제 한국은 오는 6일 오후 9시 브라질(세계랭킹 2위)과 4강전에서 또 한 번의 기적에 도전한다.
4강 진출 확정 후 김연경(왼쪽)과 라바리니 감독이 포옹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강 진출 확정 후 김연경(왼쪽)과 라바리니 감독이 포옹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4일 오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대한민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2로 승리를 거둔 후 4강 진출을 의미하는 숫자 4모양을 한 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4일 오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대한민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2로 승리를 거둔 후 4강 진출을 의미하는 숫자 4모양을 한 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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