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알프스'에서 맛보는 치유와 힐링

구병리마을은 속리산 천왕봉 남쪽에 위치해 있다. 마을 북쪽은 속리산 천왕봉이 버티고 있고, 남쪽은 아홉 암봉이 병풍을 이룬 구병산이 솟아 있다.

"우리 마을은 '충북의 알프스'라 불리울 만큼 주변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다양한 산촌체험이 가능하고 주변 관광지들이 많아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겐 최고의 휴식공간이라 할 수 있다."(박희정 구병리마을 이장)

충북 보은군 구병리마을은 구병산 자락에 위치한 작은 산골 마을이다. 지형이 마치 소의 자궁과 같다고 해서 '우복동(牛福洞)'이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수백년 된 노송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가을철엔 메밀꽃이 온 마을을 뒤덮는 장관을 연출한다. 송로주,옥수수술,솔방울주,산사주, 칡술 등 자연친화적 술을 빚어내는 주민들의 솜씨가 남달라 '술 익는 마을'로도 유명하다.

해발 500m의 산중턱에 자리잡은 구병리는 풍수지리적으로 보기드문 명당으로 꼽힌다. 마을 중앙의 월봉을 중심으로 좌청룡 우백호가 마을을 아늑하게 감싸안는 평화로운 모습이어서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예로부터 무병장수한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실제 산천이 수려하고 물과 공기가 깨끗해 80~90세는 보통이고,100세 이상 장수노인도 즐비하다.


풍수지리를 뒷받침하듯 이 마을에서는 일제강점기 때도 징집당한 사람이 한 명도 없고,6 · 25전쟁 때도 상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해마다 9월이면 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마을 인근 휴경지 등 6.6ha에 메밀을 비롯해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을 대량으로 심어놓아 가을 정취를 맛보려는 관광객들의 발기이 그치질 않는다.

메밀꽃밭과 소나무숲 조성은 모두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 졌다. 마을 청년육성과 돌봄사업인 '케어팜'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령자 돌보미, 주민 공동 나눔 밥상 등을 조직해 운영하는 등 '가족같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경관은 물론 각자 자신의 집 정원을 가꾸며 마을 디자인에도 열심이다. 1km에 이르는 마을 옛길 복원, 1000본의 꽃나무 식재, 70m에 이르는 돌담길 및 하천 돌축대 정비, 하천 정화활동 등은 주민들이 직접 일구어 낸 성과다.

구병리마을의 송로주(충북 무형문화제 제3호)는 특히 유명하다. 소나무의 관솔을 섞어 빚은 전통술로 장복하면 장수한다는 속설이 있다. 향과 맛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관절과 신경통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이지만 심심한 곳은 아닐까' 하는 생각은 기우다. 1년내내 각종 체험거리가 이어지고 있다. 봄에는 두릅，취나물，고사리，다래순 등의 산나물을 채취하며 싱그러운 봄 내음 속에 가족 및 이웃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름에는 아이들과 함께 씨알이 굵은 감자를 캐고 수염이 긴 옥수수를 따서 장작불에 구워 먹을 수 있다. 가을에는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에서 멋진 사진을 찍는 메밀꽃 축제가 단연 으뜸이다. 겨울철에는 마을 어르신들과 짚공예를 하며 옛날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메주 만들기, 김장 담그기, 장작패기 등 추억거리가 한 가득이다.

인근 볼거리와 명소도 많다. 속리산 법주사는 신라 553년 의신조사가 창건한 고찰로 수많은 문화유산과 불교 전통을 간직한 호서지방 제일의 가람으로 손꼽힌다. 보은읍 장재리와 속리산면 갈목리를 잇는 고갯길 '말티재'는 전망대로 올라가는 12고개가 약 1.5km 이어진다. 고개 정상에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관문이 있고, 야생동물이 드나들 수 있도록 숲도 복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