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깎아주세요" 요청하면 백화점·대형마트 2주내 협상해야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8일 서울 중구 명동 상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임대 문의'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9~12월 시내 150개 주요 상권 1층 점포 7,500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서울 명동과 강남 등 시내 주요 상권 점포들이 코로나19로 매출이 36%나 줄었지만, 임대료는 겨우 0.6%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3.8/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매출 부진을 이유로 백화점·대형마트 임차인이 임대료 감액을 요청할 경우 임대인이 2주 안에 협상에 들어가도록 임대차 표준거래계약서를 개정했다. 중도 계약 해지 시 발생하는 위약금도 3개월 간 임대료와 관리비 합계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대규모 유통업 분야의 매장 임대차 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매장임차인의 권익을 보호한다"며 유통분야 임대차 표준 거래 계약서를 개정한다고 5일 밝혔다. 코로나19(COVID-19) 유행으로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을 겪는 백화점·대형마트 매장 임차인의 보호차원으로 △임대료 감액청구권 △중도 해지 위약금 상한 △거래 조건 사전 통지 등 조항을 담았다.

공정위는 "임차인의 귀책사유 없이 매출이 부진할 경우 임차인이 임대료 감액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임대인인 유통업자는 매장임차인의 감액 요청 시 14일 이내에 협의를 개시해야 한다. 유통업자가 협의를 개시하지 않거나 협의 중단할 경우 매장임차인은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계약 중도 해지 시 유통업자가 매장임차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위약금은 3개월분 임대료와 관리비 합계를 넘을 수 없도록 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불황, 판매 부진, 불리한 계약 조건 등에도 과다한 위약금 때문에 계약을 해지하지 못하는 임차인을 막기 위함이다.

유통업자가 임차인에게 매장이동 기준을 사전 통지하도록 표준거래계약서에 명시했다. 매장의 위치나 면적, 시설이 바뀌는 기준을 사전에 공지하거나 계약체결 시 알려줘야하는 셈이다. '매장위치을 1년에 한번씩 조정한다'라는 조항을 서면으로 알리도록 해 임차인이 미리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밖에 임차인에게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경우 7일 전까지 서면으로 영업시간의 변경 또는 단축을 요청할 수 있는 조항도 넣었다. 임대인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승인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코로나19 등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하려는 매장임차인의 임대료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계속된 손실로 인해 계약을 중도 해지하려는 임차인의 위약금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