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예선 탈락' 男 31억 vs '4강' 女 23억…김연경 "WHAT!"

(도쿄=뉴스1) 송원영 기자 = 배구 김연경이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동메달전 대한민국과 세르비아의 경기에서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날 대한민국 여자배구는 세르비아에 세트스코어 3대0으로 패했다. 2021.8.8/뉴스1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4강 진출 및 최종 4위 기록을 세우며 국민에게 감동을 전한 가운데, "여자배구 샐러리캡을 상향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하며 4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경기 직후 누리꾼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 "한국 배구에 감동받았다"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등의 찬사를 보냈다.

특히 한국배구연맹(KOVO) 홈페이지에는 경기 후 누리꾼들의 "여자배구 샐러리캡 상향 조정"을 요청하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자유게시판 캡처

한 누리꾼은 "올림픽 예선탈락한 남자배구 샐러리캡이 31억원인데 인기도 더 많고 4강 신화 이룩한 여자배구 샐러리캡 23억에 그나마도 2023년 동결이라니"라며 "포상금도 선수당 4억 아닌 총 4억인 것도 웃기다. 공공연하고 노골적인 성차별이 아니면 뭔가"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해당 누리꾼은 "'팬들의 종합적인 이해 부탁드립니다' 같은 성의도 없고 개선 의지마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답변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건가"라며 "연맹 측에서 각 팀들에게 샐러리캡 상향 조정 강하게 권고하라"고 일침했다.

앞서 지난해 KOVO 측은 "각 구단이 제2차 이사회 및 임시총회에서 23억원으로 증액된 여자부 보수를 2022-2023 시즌까지 동결하기로 했다. 23억원 중 5억원은 옵션캡으로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여자부 샐러리캡은 2020년 4월 기존 14억원에서 23억원으로 인상됐다. 남자부는 2019년 12월 이사회를 통해 3년에 걸쳐 상한액을 올리며 26억원에서 순차적으로 31억원, 36억원, 41억5000만원으로 증액할 것으로 결정했다. 해당 인상 결과에 따르면 2022-2023 시즌 남자부와 여자부의 샐러리캡 차이는 18억5000만원이 된다.

여자배구 샐러리캡과 관련해 김연경 선수 역시 성차별을 비판한 바 있다.

/사진=과거 김연경 선수가 올린 트위터 멘션

당시 김연경 선수는 2018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여자배구 샐러리캡 14억(향후 2년간 동결), 남자 샐러리캡 25억(1년에 1억원씩 인상) WHAT?"이라며 "여자배구와 남자배구 샐러리캡 차이가 너무 난다. 여자선수만 1인 연봉 최고액이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까지 추가했다고 한다"라며 코보의 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김 선수는 "왜 점점 좋아지는 게 아니고 뒤처지고 있을까? 이런 제도라면 나는 한국리그에서 못 뛰고 해외에서 은퇴해야 할 것 같다"고 적으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샐러리캡(연봉 상한제)은 한 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김연경은 터키-중국 등에서 활약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으며 높은 연봉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친정팀 흥국생명으로 돌아오면서 연봉을 대폭 자진삭감했다.

연봉 삭감과 관련해 김연경은 고액 연봉자인 자신의 입단으로 인해 다른 동료 선수들이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였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