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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선만 만나면 빠지는 코스피…"외국인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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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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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1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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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코스피가 3300선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지난 5일 3290선을 돌파하며 기대를 품게 했지만 1주일 만에 3230선까지 밀렸다.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 우려로 인한 환율 상승과 반도체 업황 부진,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전반적으로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전날보다 8.77포인트(0.27%) 내린 3234.42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 3226.75까지 떨어지면서 3230선 지지도 위험해졌다.

이날 코스피가 하락 마감하면 지난달 5일 이후 5거래일 연속이다. 증시가 안정세에 접어든 5월 이후 3300선이라는 박스권 상단이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최근 시장의 발목을 잡는 주요소로는 외국인 자금이 꼽힌다. 지난 3일과 4일, 이틀간 1조5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9일부터 다시 순매도로 전환했다.

최근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 우려가 부각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보통 달러 방향성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 역시 달러 하락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와 달리 달러 하락 여력이 크지 않고 테이퍼링 이슈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오른 1153.7원으로 시작해 1150원대를 오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난주 고용지표 발표를 기점으로 장기금리 상승이 달러화를 지지하고 있다"며 "연준의 스탠스가 매파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신흥국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 역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3년 같은 신흥국 자금 대규모 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통화정책 정상화 초입 구간에서 달러 강세 가능성이 있다"며 "7월 고용지표 호조와 실업수당 종료에 따른 고용지표 추가 개선 가능성도 달러화 상승에 가까운 재료"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그룹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그룹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스피 상승의 가장 중요한 키를 쥔 반도체 업종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삼성전자 (63,200원 ▲500 +0.80%)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1% 이상 하락하면서 8만원선이 무너졌다.

SK하이닉스 (88,800원 ▲1,900 +2.19%) 역시 4% 하락에 약 8개월 만에 10만원대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두 종목이 연초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면서 증시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두 종목의 부진은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디램 가격이 올 4분기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규제가 풀리면서 노트북 수요가 둔화된다는 점도 PC 디램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결국 전날 미국에서도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5.36% 하락한 것을 비롯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2% 빠졌다.

앞서 외국계 증권사 CLSA는 9일(현지시간) 반도체 사이클 하강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언더퍼폼'(비중 축소)으로 낮추기도 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11만원에서 8만6000원, SK하이닉스는 17만2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낮췄다.

외국인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동안 두 종목이 속한 전기·전자 업종을 1조5000억원 순매수했지만 이번주부터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날도 벌써 6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반도체를 향한 외국인의 시각이 달라졌는지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투자 성과도 엇갈릴 것"이라며 "최근 반도체 순매수는 시각의 변화보다는 패시브 자금 유입에 따른 대형주 바스켓 매매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는 점도 증시의 불안 요소다. 수도권에서는 벌써 6주째 거리두기 4단계 적용됐지만 오히려 이날 신규 확진자가 2200명을 넘었다. 최근 백신 수급이 불안정하면서 당초 접종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초 이후 1년 반 가까이 이어지는 코로나19 상황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도 국내 확진자 추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지만 그 불확실성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시간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며 "각 경제주체의 적응력이 강해지면서 사실상 코로나19와의 동거경제 시대에 진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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