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발표회 변경' 추진하는데… 경준위 "토론회 계획대로"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서병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1.8.5/뉴스1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재차 결정했다. 이준석 대표가 내홍 수습을 위해 토론회를 발표회 형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경준위가 '변경 불가'를 선언한 것이다. 경준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이 이 대표의 방식 변경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경준위와 이 대표 사이에서도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서병수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말씀이 있곤 하지만 토론회에 대해서도 그 틀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토론회 방법에 대해 오후 4시에 대리인들이 모여 추첨하기로 돼 있기 때문에 대리인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인 방안이 있으면 참조하겠다 정도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18일, 25일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진행한다는 기존 결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경준위의 월권이라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일부 대선주자들의 반발을 수용하지 않았다. 예비후보 13명 중 윤 전 총장만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이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발표회 변경안에 대해선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경준위에 토론회 방식의 일부 변경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논의를 했고 발표회 방식으로의 전환 등을 포함해 최고위원들에게 의견을 수렴 중인데 현 시점에서는 동의해주신 최고위원도 있고 반대하는 분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 의원은 토론회 방식을 바꿀 경우 또다른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13명 중 12명이 이미 토론회에 참석하겠다고 저희에게 확인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토론회를 주제발표로 전환한다면 다른 후보들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도 우리에게 소중한 후보지만 다른 후보도 마찬가지로 소중한 우리의 후보라는 점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최고위원회가 경준위가 결정한 토론회 방식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경준위가 그런 것을 하지 말라고 하는 당헌당규상 아무런 조항이 없다"며 "다만 전례가 없다는 얘기인데 전례는 만들면 전례가 되는 것이고,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새로운 다양한 것들을 추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월권 지적에 대한 반박도 내놨다. 서 의원은 "경준위는 2가지 임무가 있다. 경선에 관한 일정과 내용을 안을 만들어 선관위에 올리는 것과 당 주자들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집행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며 "최고위가 부여한 그런 권한을 최고위가 이런저런 이야기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예비후보 토론회는 당 주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행사라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김재원 최고위원 등 공개적인 반발에는 "자꾸 옆에서 쑤셔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 꼴이 어떻게 되겠냐"며 "가만히 있는 후보들도 있는데, 토론 기회를 주니까 가만히 있는 것이다. 바꿔서 없애면 그 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냐. 또 다른 분란을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