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폭행치사' 고교생 2명 영장심사…취재진 질문에 침묵

경기 의정부시에서 귀가하던 30대 남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10대 A군 등 2명이 13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경기 의정부시에서 귀가하던 30대 남성이 고등학생들에게 폭행 당한 뒤 숨진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인 10대 2명이 법정에 출석했다.

13일 오전 의정부지법에서는 폭행치사 혐의를 받는 A군 등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다.


이들은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A군 등은 지난 4일 오후 10시40분쯤 민락2지구 광장에서 30대 남성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쓰러진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5일) 낮 12시쯤 치료 도중 끝내 숨졌다. 그는 어린 딸과 아들을 둔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고등학생 무리 6명 중 3명이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A군 등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를 벌였고, 함께 있던 1명도 폭행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해 추가 입건했다.


폭행치사 혐의로 입건된 이들은 "B씨가 먼저 폭력을 행사해 대응했지만 죽게 할 의도 등은 없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의정부경찰서는 지난 10일 이들 중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B씨 친구라고 밝힌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학생들은 특정 장소에서 상습적으로 술 취한 성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무리라고 한다"며 "이번 사건은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금전적 목적을 위해 성인들을 타켓으로 한 범행이었다.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촉구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고등학생들의 친구라고 밝힌 10대 여성의 반박 글이 올라왔다. 그는 "다들 상황을 정확히 몰라서 그런 것 같은데 내 친구들이 민락2지구 광장에 몰려 있었고, 고인(B씨)이 술 취한 상태로 우산을 들고 와서 내 친구들 오토바이를 보고 멋있다고 했다"며 "친구들은 그냥 '네'라고 대답만 했는데 그분이 먼저 혼잣말로 욕하고 폭행해서 내 친구도 폭행했다. 솔직히 내 친구가 더 맞았다. 주변의 내 친구들은 다 말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청원 내용에는 10대들이 평소 상습적으로 고의로 어른들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추정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B씨와 학생들간의 주먹다짐이 벌어진 과정과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고인의 명예와 유족들의 아픔을 고려해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