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노무법인 김보민 노무사, "대체공휴일 확대, 왜 우리 회사는 적용 제외인가?"

2021년 초, 올해는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를 맞아 근로자들이 '소'처럼 일하는 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관공서의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는 날이 유독 많아 2018년 대비 공휴일이 무려 4일이나 적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근로자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지난 7월 7일 '공휴일에 관한 법률'(이하 '공휴일법')이 제정되고 8월 4일 자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하 '공휴일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대체공휴일이 확대됐다. 즉, 지난 광복절(8월 15일)에 더해 올해 남은 개천절(10월 3일), 한글날(10월 9일)에 대체공휴일이 적용돼 3일의 새로운 대체공휴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김보민 노무사/사진제공=대상노무법인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희소식이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공휴일법상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은 공휴일규정에서 구체화 되는데, 위 법과 규정 모두 근로기준법에 따르게 되어 있어 근로기준법 적용 사업장에만 해당 법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저 멀리 어디에서인가 '왜 우리 회사는 올해 대체공휴일에 쉬지 않는가!'라는 억울함이 들려오는 것 같다. 이하에서는 도대체 왜 대체공휴일이 적용되지 않는 것인지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한다.


근로기준법의 기본적인 적용 범위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①상시 근로자 수 5명 미만 사업장 ②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장 또는 ③가사사용인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적용이 제외된다. 다만 4인 이하 사업장의 근로자도 법적 보호가 필요하기에, 시행령을 통해 적용 조항을 규정해 뒀다.

구체적으로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은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30조 제2항에 규정돼 유급휴일로 보장된다. 다만 위 규정은 사업장의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상시 30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은 2020년 1월 1일부터, 30인 이상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은 2021년 1월 1일부터, 5인 이상 3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은 2022년 1월 1일부터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이 유급휴일이 되는 것이다.

즉, 2021년 올해는 30인 이상 사업장에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이 유급휴일이 되므로, 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광복절을 포함해 이번 년도 남은 2일의 대체공휴일(개천절, 한글날)의 휴일 여부가 노사 간 약정을 통해 정해지는 것이다. 한편 위의 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은 원래의 공휴일이 대체공휴일로 '변경'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 공휴일로서 인정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의 입장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면, '우리 회사는 30인 미만 사업장인데, 여태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에 쉬었다면 어떻게 된건가?'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는 위에 언급했던 바와 같이 노사간의 약정을 통해 별도의 추가 휴일을 보장한 것이거나, 또는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차유급휴가는 근로자의 신청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라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를 통해 특정일을 연차유급휴가로 대체할 수 있다. 2020년 1월 1일 이전에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모든 사업장에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이 근로기준법상 '휴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은 '소정근로일'이 되므로 위와 같은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에 연차유급휴가를 대체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처럼 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올해 남은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에 연차유급휴가 대체 합의가 유효하다면 연차유급휴가로 이를 대체하거나, 노사 간 약정을 통해 유급 또는 무급 휴일을 부여할 수 있다.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의 확대 소식은 근로자들의 피로 회복 및 일과 삶의 균형 측면에서 반가운 소식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휴일 가산수당 증가 및 연차유급휴가와 별도의 유급휴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재정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법정공휴일을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들에게는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상대적 박탈감 등을 조성한다는 지적 역시 이어진다.

법정공휴일뿐만 아니라 근로시간, 연장근로의 제한, (부당)해고 등의 제한 등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는 보다 열악한 근로 환경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 및 최저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 등으로 영세 사업장이 겪는 어려움을 고려하면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근로기준법 확대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부분도 일견 있다.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은 근로자 보호와 기업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충분한 숙의 과정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임이 분명하다. 앞으로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더욱 주목하여야 하는 이유다. 글 / 대상노무법인 공인노무사 김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