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억울합니다"…'육군 성폭력' 반박 여동생이 올린 청원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최근 육군 여 하사의 가족이 '동생이 복무 중 수차례 성폭력을 겪었다'는 내용의 청원글을 게재해 공분을 산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중사의 가족이 이에 반박하는 청원을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성폭력 절대 없었다, 먼저 긍정적인 행동 보인건 여성쪽"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는 육군 여 하사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중사의 여동생입니다. 오빠의 억울함을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저는 육군 여 하사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중사의 여동생"이라며 "억울함을 참지 못해 저도 청원 글을 쓰는 바"라고 밝혔다.

A씨는 "(여 하사 측에서) 주장하는 성폭력은 절대 있지 않았다"면서 "부대 생활을 하면서 먼저 긍정적인 행동을 보인 것은 여성 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 하사가) '입술이 텄다'면서 립밤을 사주고 '작업 중 다칠 수 있다'며 장갑을 갖다 주고, 손에 밴드를 직접 붙여주는 등 호감을 사는 행동을 했다. 이에 좋은 감정을 느낀 오빠는 고백을 했고 '생각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최대 신체 접촉이 있던 날은 지난해 7월 27일 육군 제 2동 주차장"이라며 "여 하사가 먼저 여군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면서 눈물을 보이길래 위로의 차원에서 팔뚝을 두들겨 주었고, 이후 그녀는 연신 감사의 표시를 했다고 한다. 4월 이후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이 7월에 따로 불러 차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위 높은 성희롱적인 행동은 오히려 여 하사께서 했다"며 "평소 함께 사용하는 세면장에서 샤워는 기본이며 중대 화장실을 함부로 사용해 10명 정도의 남자들이 화장실 용무를 보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 "여 하사 측에서 주장하는 성희롱은 서로 같이 꼬집고, 깨물고, 밀고 하는 소위 장난스러운 행위였다"며 "지난해 5월 2일 이후 여 하사는 오빠에게 마스크를 낀 셀카, 눈에 다래끼가 난 사진, 지뢰에 걸려 있는 사진 등 지극히 개인적인 사진을 보냈다.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수위 높은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가 왜 개인적인 사진까지 보내면서 친밀함을 유지하려고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부대 내 2차 가해자들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군대를 위해 희생하는 군인들이 증거없는 거짓 주장으로 처벌 받았다"며 "(여 하사 측이) 증거로 제출한 카카오톡 대화는 모두 유리하게 짜깁기된 내용"이라고 했다.

오히려 A씨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이 저희도 억울하다"며 "왜 여 하사는 사건이 일어난 후, CCTV 삭제를 위해 함께 있던 가게로 향했을까"라고 의심했다.

그는 현재 군에서 해임된 오빠에 대해 "공사판에 나가 일을 하고 사람들에게 조아리며 탄원서를 받고 자신의 자만감 때문이라며 하루하루 죄책감에 살고 있다"며 "호수공원에 빠져 죽으려고 했던 우리 오빠는 어디 가서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라고 토로했다.


"가스라이팅·성희롱·강제추행·스토킹 당해 일상생활 불가능"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이 글에 앞서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전히 죽음으로 내몰리는 군대 내 성폭력 피해자들(제 동생은 육군 성폭력 피해자 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

글을 썼던 B씨는 "지난해 4월 육군 부사관이 된 동생은 복무 중 수차례 성폭력을 겪었다"면서 "사건 조사 과정에서 신고를 막으려는 회유 및 합의 종용이 있었고 적절한 분리조치 또한 되지 않았다. 이후 다양한 2차 가해가 있었고 결국 부대 전출을 택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입 일주일만에 동생의 직속상관은 교제를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즉시 업무 보복, 협박을 했다"며 "가해자는 상사라는 점을 이용한 가스라이팅에 이어 평소 수위 높은 성희롱과 강제추행을 일삼았고 집요한 스토킹까지 하였다"고 설명했다.

B씨는 "객관적 증거물 부족으로 경찰, 검찰에 힘든 기억들을 수회 더 진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생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러 번의 자살시도를 시도, 결국 일상생활이 불가능해 정신병원에 입원 상태"라고 전했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여군 하사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며 이와 관련해 성추행 가해자와 피해자간 분리조치가 이뤄졌다. 가해 직속상관은 지난해 9월 해임 처분을 받고 민간검찰로 이송돼 재판을 받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